<충청포럼>조동욱 충북과학대학 교수

어린 시절은 주먹 센 아이에게 모두 고개를 숙인다. 그러던 것이 학창 시절로 가면 공부 잘 하는 아이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회에 나오면 권력자에게 고개를 숙이게 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학력(學歷)과 어느 대학 출신인가를 심오하게 따지는 나라에선 일단 공부를 잘 하고 봐야 고스톱마냥 기본 3점은 먹고 들어가게 되어 있어 부모들의 사교육 극성이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다 들 좋은 학력을 가지고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하늘은 참으로 공평해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지 않는다.

공부 잘 하면 그만큼 예능 분야 재질이 없고, 또 어느 한 분야에서 마음껏 끼를 발휘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공부까지 잘 하는 특권이 주어 지지 않는다.

참으로 오묘하신 하나님의 법칙이며 얼마나 공평하신 신의 뜻인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끼만 있으면 된 것 아닌가



시리즈도 이렇게 끝없이 흥미를 유발하며 진행하는 연속극이 없는 것 같다.

용서 못 받을신정아에서 시작한 연속극이 김옥랑, 이창하, 이지영, 심형래로 이어지고 이제 윤석화의 재빨리 선수 친 고백을 걸쳐 강석, 오미희, 장미희, 주영훈에 이르기까지 실로 숨 가쁘게 극 전개가 빨라지고 있다.

그러더니 급기야 대조영인 최수종의 외대 관련 학력 위조 문제로 치달고 다시 신정아 문제로 피드백 되어 청와대실장님 이름까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학력(學力)과 학력(學歷) 사이에서 가치관이 혼돈된다는 것을 넘어서 tv드라마 주몽처럼 한 없이 방송 시간을 연장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드라마 중간에 나오는 선전이 대통령 선거관련 보도처럼 느껴질 정도면 이상 과열 상황이 아닌가 싶어진다.

이 모든 것이 연애인을 딴따라라고 하여 우습게보던 옛 시대 산물이 이어져 온 결과 같다.

오죽하면 60, 70년대에 가수 최희준씨가 경복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것이 화제가 되지 않았는가?

끼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낮던 시대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끼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대단히 높은 시대에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재능은 있으니 그 정도 위치에 섰을 것이고 여기에 공부도 잘 했다는 자기 포장을 통한 가치 상승까지 노렸으니 남들 가지지 못한 끼를 가졌으면 이게 얼마나 큰 복인데 과욕 아니었나 싶다.

끼에 대한 사회적 가치가 이렇게 높고 연애인들이 스타로 대접 받는 시대로 들어 왔는데도 이를 만족치 못하고 학력을 위조한 것은 분명 욕심이 과한 게 사실이다.



피눈물 나는 노력은 인정해 주어야



요즘 극장가에서 심형래씨의 디-워가 흥행 1위를 달리는 것 같다.

심형래씨의 경우도 고려대를 졸업 안 하고 1년짜리 단기 과정을 다닌 것을 고려대 졸업이라고 하여 입방아에 오르내렸었다.

그러나 심형래씨는 자신이 공부를 잘 하지 못했음을 도리여 장점화하여 바보연기로 특성화시킨 캐릭터를 배경으로 성공한 분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영구에 대한 그리움과 호기심에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상당수라고 한다.

자신의 열등감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을 영구를 통해 도리여 장점화 시켰고 또 이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을까를 생각하면 고개가 절로 숙여 진다.

모자라는 학력을 타고난 끼와 그리고 그 끼에 대한 상품가치를 인정 받기 위해 그들이 흘린 피눈물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

학력 거짓말에 대해 단죄만을 생각하지 말고 그 분들이 학력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끼의 상품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그리고 그 결과 그 자리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눈물을 흘렸을 지 생각해 보자.

비록 학력은 거짓말 했지만 그 모자라는 학력을 노력에 의해 극복하고 스타로 우뚝 선 것만으로도 그들은 아직도 우리들의 스타로서 존재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최수종의 풀 죽은 모습 속에 대조영까지 별 볼일 없어 보인다.

오늘 아침에는 괜시리 '최수종, 파이팅'을 외쳐보고 싶다.

/ 조동욱 충북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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