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신길수 충북문화포럼 대표

함께 모임을 하는 분 중에 60이 넘으신 어른 한 분이 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있으면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남다르며 한번 시작한 것은 끝장을 보는 체질이다. 어린아이들은 대체적으로 호기심이 많다. 무엇인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고 자기가 알고 싶은 것은 알아야 직성이 풀린다. 바로 이 분이 그런 호기심 많은 어른아이다. 몇 년 전 대장암 수술을 하여 대장을 모두 잘라냈다. 스스로를 대장이 없는 사나이라고 하는 그는 현재 회계학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공인회계사, 세무사, 경영지도사로서 대학에도 출강하고 있으며 하루 24시간이 모자라지만 늘 여유 있게 살고 있다. 우리 모임에서 젊은이 못지않은 파워를 자랑하기도 해 모두들 존경하고 따른다. 그동안 동양화, 서양화, 판화를 배우고 요즘은 승무, 하모니카, 장구, 경기민요, 색소폰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국선도 사범 11년째로 매일 새벽 5시에 기상을 하여 반야심경 300여자를 쓰고 달마도를 그리고 6시에 사회복지관에서 1시간 10분 정도 국선도를 가르치고 필리핀으로부터 10여 분간 인터넷전화로 영어를 배우기도 한다.

정말 숨 막히는 일정이다. 젊은 사람들도 쉽지 않은 빠듯한 일정은 그를 최고의 인생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끊임없는 노력의 소유자, 배움의 길에 무한한 도전정신을 가지고 생활하는 그의 눈빛은 강하게 살아 움직인다.

우리는 외모가 고르바초프와 비슷하다하여 그를 가리켜 고르비 형님이라 부른다. 함께 하는 모임의 자리에서는 그의 말과 행동이 압권이다. 호기심 많고 파워 넘치는 어른아이를 볼 때 마다 좀 더 노력을 해야지 하면서 우리는 늘 반성하게 된다. 누군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다. 나이가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배우고자 하는 의욕과 의지가 중요한 것이다.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고들 한다. 요즘 학위문제로 세상이 시끄럽다. 끝없이 배우고자 하는 의욕 넘치는 분들께 자칫 의욕상실을 시키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나이가 들어서도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장을 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용기에 박수갈채를 보낸다. 아울러 용기가 부족한 분들에게 지금이라도 도전하라는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다.

법사로 인정받을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고르비 형님과 함께 학문의 길을 걷고자 하는 때늦은 어른아이 분들께 무한한 도전의 정신으로 다가오라는 손길을 내밀어 본다. 끝없는 배움의 길은 아름답기에.

/신길수 충북문화포럼 대표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