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역사스페셜 제작진 의뢰결과

[충청일보]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1372, 이하 직지)보다100년 이상 앞선 금속활자로 추정되는 이른바 '증도가자'에 대한 연대 측정 결과 이 금속활자가 고려시대에 제작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남명천화상증도가가 번각돼 인쇄된 시점(1239)과 일치해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지, 아니면 논란을 더 뜨겁게 달굴지 새로운 국면이 되고 있다.

kbs 1tv '역사스페셜' 제작진은 2일 밤 10시에 방영할 '증도가자 논란,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의 진실은?'(pd 김종석) 프로그램과 관련, 경북대 남권희 교수가 '증도가자'라고 공개한 12점에 포함되지 않은 또 다른 증도가자인 '悲'(슬플 비)와 '佛'(부처 불) 두 금속활자에 남은 먹을 채취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ams(탄소연대 측정 방법의 하나) 연대 측정을 의뢰한 결과 '佛'자에서 채취한 먹은 그 연대가 ad 1030~1160년에 속할 확률이 68.2%, ad 1010~1210년에 속할 확률이 95.4%로 각각 나타났으며 '悲'자의 연대는 ad 1210~1270년(확률 68.2%)과 ad 1160~1280년(확률 95.4%)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는 증도가자가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카피)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찍어내는 데 사용한 금속활자라는 남권희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하지만 남 교수가 공개한 12점은 활자에서 먹은 거의 다 지워져 분석할 수 없어 공개되지 않은 다른 금속활자 2점에서 먹을 채취해 측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짜를 주장하는 연구자들에게 또 하나의 의문을 남기고 있다.

남 교수가 공개한 12개 활자를 두고 핵심 근거인 글자의 유사성에 문제점을 제기했던 중원대학교 이상주 교수는 탄소연대측정결과와 상관없이 활자와 인쇄물에 나타난 글자에 글씨를 써나가는 운필법과 서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의견에는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이 교수는 "방송에도 나오겠지만 삼성출판박물관이 소장한 증도가자 번각본을 근거로 일치하는 글자가 없음을 설명했다.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된 '悲'는 공개되지 않았던 글자로 증도가자 번각본과비교하지 않았다"며 "다보성미술관측이 '번각본 증도가가 복각본이기 때문에 다를 수 밖에 없고 1명이 아닌 여러명이 조각해 글자가 다르다'고 하지만 어떻게 28개나 있는 善(선)자는 한 글자 라도 같은게 없냐. 다양한 방면에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증도가자 논란을 다룬 역사스페셜 제작팀은 방송에서 남권희 교수 연구팀이 9월에 공개된 12점과 함께 발굴된 12점의 금속활자를 추가 공개한다.

또 직지를 만든 밀랍주조법과 달리, 문제의 활자 단면의 연마의 흔적을 조선시대의 금속활자 주조법인 '주물사주조법'에 따라 주조된 활자와 유사한 흔적하다는 새로운 사실도 함께 공개한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1239년(고종 26) 최이가 금속활자본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뒤집어 목판으로 찍은 책(번각본)으로 책 말미에 증도각가 전제제지 않아 금속활자본을 번각해 다시 새긴다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어 적어도 13세기초 고려에 금속활자본이 있었다는 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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