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 5개월여 만에 귀국

마약 투약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던 록가수 전인권(53)씨가 29일 귀국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지방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록가수 전씨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해 전국의 22개 병.의원을 수십 차례 방문, 922일분의 마약류 성분이 있는 진통제 등을 처방받은 뒤 이 중 일부를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등 마약류를 사용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마약사범 60여 명을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 마약상으로부터 전씨에게 히로뽕을 공급했다는 진술을 확보, 전씨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지난 3월 중순께 전씨의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검사를 의뢰했으며, 양성반응이 나오자 4월 2일 법원으로부터 전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전씨는 체포영장 발부 직전인 3월 29일 필리핀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5개월 간 도피생활을 하다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전씨는 "지병인 대상포진으로 몹시 아팠기 때문에 병원처방을 받아 투약했을 뿐"이라며 자신의 범죄 사실을 부인했다.

전씨는 또 마약 혐의조사 중 해외도피 의혹에 대해 "새로운 앨범을 내기 위해 그저 곡을 썼을 뿐이며 많이 아파서 한국에서 약을 처방받기 위해 귀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외도피 중에도 전씨의 이름으로 마약류를 처방한 병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히로뽕 공급자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의 모발에 대한 분석결과 히로뽕 양성반응이 나타남에 따라 일시적이 아닌 최소 1년 이상 상습적으로 투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날 오후 4시께 춘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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