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의 귀로 들어야

제번하옵고 본론을 말하기 앞서 중국 촉나라 불후의 명재상 제갈공명의 가르침 일부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왕(집권자)이 원망의 소리를 듣지 못하면 잘못된 일을 바로 잡을 수 없고, 올바른 일을 진언하는 충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충성스런 신하가 신임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간신배가 사악함으로 득세하게 됩니다. '서경'에 천자는 백성들의 눈을 통해서 보고, 천자는 백성들의 귀를 통해서 듣는다고 한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예로부터 충신의 간언을 듣지 않고 망하지 않은 왕이 없으며, 훌륭한 신하의 충고를 받아들여 실패한 왕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왕에게는 간언하는 신하가, 어버이에게는 그러한 자식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라가 위태롭고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으면 백성들이 편안히 살 수 없는 것은 모두 인재를 잘못 썼거나 잃었기 때문입니다. 인재를 잃고도 나라가 위태롭지 않거나, 인재를 얻어 등용하고도 정치가 탄탄하지 않은 경우는 아직까지 이 세상에는 없다고 했습니다. 공정하지 못한 인사, 측근만을 중용하는 인사는 조직을 망치고, 나아가 국가를 병들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왕의 자리를 오늘의 도지사로 환치시켜 다시 한 번 음미해보면 깨우쳐지는 바가 없지 않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백성의 귀로 들어야

세월은 시위를 떠난 화살 같다고 하더니 어느덧 민선5기 '제33대 이시종 충북도정'이 전체 임기 4년의 8분의 1을 경과하고 있습니다. 그간 이 지사께서는 불철주야 충북발전을 위해 전력투구해 왔다고 자부하실 것이고, 우리도 이를 인정하는데 인색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임기 초 일부의 시행착오를 전제로, 이후의 올바른 도정수행을 위해서는 지난 6개월을 '복기'해 보면서 몇 마디 쓴 소리를 경청해야 하리라고 봅니다. 우선, '측근 인사'의 한계를 이제는 탈피해야 합니다. '선거유공자 배려'는 인지상정일 수 있지만, 그것이 도에 지나치다는 여론이 팽배할 경우 즉시 멈추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고위직 인사에서 '측근 인사. 회전문 인사' 등이 비판받고 있는 사례를 이 지사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내가 하는 인사는 안 그렇다고우기면 이 지사의 오만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당한 충북'을 표방하면서 (정정)'당당한 인사'를 하지 않으면 위선입니다.다음으로, 공직에 기용된 측근 인사 및 선거유공자들의 일부 '호가호위 행태'에 강력히 제동을 걸어 주어야 합니다.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등에 업고 행패를 부리면 그 여우는 물론 호랑이도 끝내는 백성들의 매서운 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것입니다.

-호가호위에 제동을

정보나 소리의 경청도 '편식'되지 않도록 양쪽 귀를 항상 열어 놓아야 합니다. 우호적인 시민. 단체에 마음이 간다하더라도, 도지사의 자리는 어떤 소리라도 듣고 도정에 반영해야 합니다. '함께하는 충북'도 '우호세력만 함께하는 충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지금까지는 그런 경향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겉으로는 다수처럼 보이지만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소수에 불과한 일부 단체의 말만 듣고 도내 사회복지계에서는 '복지계 경량급'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인물을 사회복지정책보좌관으로 임명해서는 조야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언젠가도 충언을 한 바 있지만, 이 지사의 대민간 보좌진은 끼리끼리 소리를 듣는 데는 유능하나 반대측과말 없는 다수의 소리를 듣는 데는 취약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인상입니다. 하루빨리 보강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맷집을 키워야 합니다. 감정이 상한다 하여 의당 있기 마련인 반대당 도의원의 정치공세를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민주당 도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에 안주 한다면 남은 임기 동안 피곤해질 것입니다. 도지사 자리는 위함을 받으면서도 늘 비판과 공격을 당하는 공직표적임을 명심하여 사전. 사후의 포용자세를 키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김춘길본사 논설주간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