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언제 부터인지 대체의학과 자연치유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인간의 질병을 어느 한 부분에만 보지 않고 전체적으로 보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자연 치유란 말은 질병의 상태가 호전되어 스스로 건강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 호전되는 과정에 천연산물이라는 매개가 있다. 이 상태를 의학 용어로는 자연복구력, 또는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자연치유학을 대체요법(alternative medicine)이라 하고, 영국에서는 보호요법, 프랑스에서는 선택요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약 십여년 전부터 의학자들로부더 이 자연치유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주로 대체의학이라고 명명되고 있다.

동양에서의 대체의학으로 연구될 때에는 주로 동의보감이 거론된다. 동의보감은 천연산물을 중심으로 민간요법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자연치유의 매개물로 적합하다. 그러나 광범위하게 볼 때는 동의보감만이 대체의학의 전부가 아니다. 천연 약초 뿐만이 아니라 정형외과에 해당하는 교정 활법이나, 물(水)치료, 독일에서 발달한 동종요법, 생활습관 절제요법, 침구학, 요가수련, 기공, 심령치료, 인디언 요법, 허브 향 등의 냄새요법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면에서 인간의 감정이나 정서부분도 치유와 관계가 있다.

대체의학에서 육체뿐만이 아니라 정신 분야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령치료나 인디언 요법을 보면 알 수 있다. 심령치료는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하지만, 옛날에는 민간인들 세계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는 치유의 한 종류였다. 이를테면, 무당이 굿을 해서 치유시키는 것이라든지, 인디언들이 주술로 치료한다든지, 최근까지 일부 종교단체에서 행하고 있는 종교적인 것으로 성령에 의한 치료가 바로 심령치료이다. 무당의 굿이나 인디언 주술, 또는 종교적인 성령치료가 비과학적이긴 하지만, 그 방법으로 질병을 치유시키는 경우가 있어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데, 그것은 인간의 정신분야가 몸의 질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대체의학은 병의 치료뿐만이 아니라 질병의 예방에도 큰 의미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식습관이 병을 키우는 경우이다. 그래서 식습관을 바꾸므로서 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진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에서 대체의학을 본다. 현대인의 질병은 육체보다도 정신과 정서에서 더 많이 연유된다고 하니, 우리는 친환경적인 음식물 섭취는 물론이고 마음 역시 항상 평상심을 가져야 한다.

그럼 마음의 평상심은 무엇인가. 중국의 고승들 선문답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한 명의 객이 수도를 하고 있는 승려에게 당신은 어떻게 도를 닦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수도자가 자기는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고 했다. 그것은 일반인들도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객이 항변하자 수도자는 대답했다. 아니다. 아무나 그리 못한다. 그들은 먹을 때 천가지 욕망을 떠올리고, 잠잘적엔 만가지 매듭을 풀어헤친다고 했다.

/정현웅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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