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앙 걱정해야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쩌자고 어려운 우리 축산 농가에 구제역이 창궐하도록 방치하고 계신가. 농사철에는 가뭄과 폭우로 농작물을 망쳐 농민들의 가슴을 시커멓게 타들어 가게 하더니, 이제는 구제역으로 축산 농가를 망연자실 하게 하고 있으니하늘의 뜻은 무엇인가.

하늘 탓만 하지 말게. 이것도 인재의 하나일세. 지난 해 11월 29일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 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늑장 대응 속에 전국에서는100만여 마리의 소나 돼지가 살처분. 매몰 됐다네. 졸지에 피해를 입은 축산 농민들은 넋이 나간 상황이고, 매몰과 구제역 방역 작업에 나서고 있는 공무원들은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하면서 기진맥진 상태일세.

다급하여 소. 돼지를 땅에 묻고 있지만 앞으로 환경재앙이 걱정일세. 가축이 매몰된 지역 인근 농가 지하수에서는 핏물이 나오고 있다는데, 만약 여름철에 전염병이라도 발생하면 이제는 사람까지 피해를 입을 것이니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닐세. 방역당국은 또 뒷북치지 말고 만반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일세. 살처분.생매장만이 능사가 아님을 명심해야 할 걸세.

-환경재앙 걱정해야

순하다는 토끼해가 열흘째 밝았는데 구제역의 난리 속에 물가 비상이 겹쳐 이래저래 서민들만 죽어나는 판일세. 연초부터 생활필수품 가격이 줄줄이 올라 주부들을 울리고 있으니, 힘없는 백성들이 이 한 해 동안 또 다른 어려움에 얼마나 봉착할 지 걱정일세.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은 헌법개정 문제로 왈가불가 하고 있지. 정신 나간 사람들이지. 정권에만 미쳐 민초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개헌 타령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족속들이지. 개헌의 필요성이 있다 해도 다 때가 있는 법인데 어쩌자고 이 난국에 개헌론인가. 구제역이 창궐하고 물가가 오르며, 사회에서 인륜 파괴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개헌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잘난 사람들의 눈에는 정권밖에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가. 모두들 정신 차리시게. 안 그러면 결국 정권도 정치인도정치판에서 퇴출되고 말 것일세.

새해 들어 모든 보도매체가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독주'를 대서특필하고 있는데, 글쎄 더 두고 볼 일이지. 우리나라 대선 역사상 선거 2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일등을 하던 인물이 최종 우승을 한 예가 없었으니까. '이회창 대세론'이 그 예가 아닌가.

그래도 그 쪽에 줄서기 시작한 철새들이 늘고 있다네. b군! 자네도 줄서지 않으려는가.

-현직이 우선인 세상

시무식에 이어 오늘까지 지역 기관들의 신년인사회가 거의 끝났지. 지난 4일 청주상공회의소가 청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개최했던 신년인사회가 대표적이라 하겠지.

그래, 참관자들은 이날 인사회에'청주권 물건들'이 거의 다 출동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피력 하더군. 전.현직 도지사를 비롯 이 지역 출신 국회의원과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으니 그럴 법도 했지. 내년 총선에서 자웅을 겨룰 인사들은 속에 칼을 품은 채 겉으론 미소를 지으며 잠재적 경쟁자와 악수를 했지만 그 표정이 볼만 했지. 허리를 굽히는 모습도 그렇고.

역시 현직이 최고라는 말이 실감되더군. 중요 참석 인사를 소개하면서 이시종 충북지사 등현직은 호명됐지만 전 정우택 충북지사 등 전직은 아예 거명하지 않았으니까 말일세.

그러니까 '억울하면 당선되라!' 하지 않는가. 낙선자들의 비애가 뼈저렸을 것일세.

이날 이태호 청주상의 회장의 '이시종 지사 치켜세우기' 인사는 '직책상의 도리'란 측면이 없지 않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공개적 충성 선언'으로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더군.

이시종 지사와 (전 정우택 충북지사를 지지했던) 이태호 회장 간의 불편한 관계를 잘 알고 있는 지역 인사들은 "지방권력의 교체 현실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고 이구동성이던 군. 그게 현실 정치지형의 위력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권력은 생성되면서 소멸의 길을 걷지.

/김춘길 본사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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