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꾸리찌바는 무척이나 유명한 도시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지는 모르지만 도시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한 두번은 들어본 적이 있을 뿐 만 아니라 직접 그 도시에 방문하여 몸소 체험을 하는 중요벤치마킹의 대상이기도 하다. 환경도시 혹은 생태도시로서 알려진 꾸리찌바는 자이메 레느네르 시장이 세 번의 연임을 하면서 도시계획의 기본 목표와 방향을 자원순환형 도시로 설정하고 모든 도시관리 및 운영에 관한 정책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이를 위해 대중교통중심으로 도로를 재구조화하고 재활용개념중심으로 공간과 시설을 조성함은 물론 이를 위해 주민들이 손쉽게 참여하고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을 통해 전도시가 함께 만들어가는 성공적 체험형 환경도시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의 이미지를 떨어트리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무질서한 도시진입공간의 방치였다. 여러 방향에서 도시로 진입을 할 수 있지만 특히 알폰수페나 국제공항에서 들어오는 길이 주진입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항에서 도심까지 거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가로를 따라 형성된 도시빈민촌은 경관적 문제점뿐만 아니라 도시의 첫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물론 이런 인상은 도시를 다니면서 대부분 해소되었지만 꿈의 도시를 표방하는 꾸리찌바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그 도시에 청주 가로수길과 같은 공간이 있다면 너무나 멋진 도시성격과 이미지를 일치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관점에서 녹색수도를 지향하는 청주로서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하겠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좋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 청주는 행운일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관리 및 활용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사실 사계절의 다른 모습을 간직하고 연속적인 경관과 함께 쾌적한 공간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청주진입로로서 가로수길은 전국적인 지명도와 함께 시민들도 가장 우리도시를 대표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낮의 인상적인 모습과는 달리 밤은 어느 다른 교외의 길과 차이를 느낄 수가 없다. 또한 차량중심으로만 조성이 되어 일반 보행자들을 위한 공간과 시설이 없어 천천히 사색하면서 경관을 즐길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또한 가로수길이 끝나는 강서사거리의 모습은 가히 시각공해 수준처럼 느껴진다. 차분한 자연적 경관이 공허한 공터(교차로의 교통광장)뒤에 나타나는 현란한 건축물과 네온사인은 진정 하나의 도시인가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러한 도시진입경관을 다시 차분하게 바꿔나가야 한다. 우선 가로수길의 밤의 모습에 대해 고민해야한다. 자연친화적 기술을 활용한 조명시설을 검토해야하고 이는 자원안전화사업소(쓰레기매립장)연계한 순환형에너지시스템으로 구축해야한다. 둘째, 가로수길 주변의 시유지를 비롯하여 남아있는 공간을 친보행중심으로 재탄생시키면서 주민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 현재의 분리된 가로는 속도에 의해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저속차량을 위한 공간분리와 이를 통해 경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강서사거리 교통광장은 도시진입상징물을 조성해야하며 이는 국제공모전을 통해 지역의 홍보와 이미지를 대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다섯째, 교통광장주변의 현란한 주변의 모습은 옥외광고물의 정리와 함께 차폐녹지를 이용하여 적절하게 분리시킴과 동시에 도시진입상징물의 배경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도시진입경관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터의 얼굴이다. 지금까지 일글어진 우리 도시의 진입모습을 바로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획일적인 성형이나 이것 저것 가져다 붙이는 콜라주가 아닌 자생적 복원을 해야 하며 그중에서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의 관심을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실천적이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청주시의 정책적 우선순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황재훈 충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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