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한 달 이상 폭설과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소와 돼지 수백만 마리를 매장했으며, 조류 독감도 발생했다. 그 직접적 피해는 농어업인이 보게됐지만, 간접적 피해와 복원 정상화 비용은 전국민이 감당해야한다. 근자에 보기드문 천재(天災)다.이번 한 해로 그치고 평년 상태가 유지되기 바란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 종전 이후 국가멸망의 위기 없이 57년 이상 평화가 유지됐다. 심각한 천재지변 없이 40년 가까이 풍년이 들어, 식량이 남아돌아 문제라고 한다.사람들은 인간의 과학기술로 자연을 개발하고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간 우리는 경제지상주의에 빠져 인간이 지켜야할 기본과 도리를 망각하는 경향이 가속화돼왔다. 이번의 지속적인 천재는 자연의 조화와 비밀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들의 오만 방자함과 기본적인 인간성을 상실한 데 대한, 혁신적 필연적 각성과 대책을 촉구하는 지체할 수 없는 경고일 수 있다.

이 기회에 우리는 대자연의 무언의 교훈과 인간 본성을 돌아보자. 봄에 씨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수확할 수 없다. 여기서 정직과 진실을 배운다. 가을 풍작이 예상돼도 광에 거둬들여 쌓기 직전에 폭풍우 폭설등 자연재해로 인해 폐농할 수 있다. 거기서 겸손과 신중을 배운다. 변화무상한 자연의 위력 앞에 오만 방자해서는 안 된다.

요즘 청소년들 뿐 아니라 기성세대들도 전보다는 언어 표현이 불순하고 행동도 경박한 경향이 심하다. 이 기회에 대자연에 대해 경외심을 갖고 경제성장에 부응하는 인성을 겸비한 '문화지성인'으로의 변신을 모색해보자.

님이여!

경제논리에 정신까지 지배당하여 기본적 인간성을 상실한 물질만능주의에서 탈피하여, 경제발전에 병행하는 인성과 문화가 존중받는 문화지성시대를 구현하자.기본적인 윤리도덕을 회복하고 피폐해진 정신세계를 청아하게 재단련하자.자신과 가문을 존중하고 국가와 민족을 중시하자.민족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새로운 미래문화를 창조하자.격조높은 인격을 도야하여 만인을 사랑하는 박애심을 발휘하자.전공학문을 고도로 심화하여 인류를 위해 홍익봉사하자.

님이여!

인성을 함양하고 학문에 정진하면 취업도 잘 되고 앞서가는 학자도 된다. 일시적 쾌락은 덧없이 사라지는 물거품이요,지성적 쾌락은 마르지 않고 힘차게 솟는 존귀한 샘물이다.자신의 명예가 조상의 명예요 후손의 명예요 조국과 민족의 명예다.자신과 가문의 명예를 위해, 고향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조국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인류와 세계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그대의 격동하는 심장과 그대의 명석한 두뇌를 인격도야와 학문연구에 바치자.

님이여!

조국이 있어 그대가 있고, 그대가 있어 조국이 빛난다.그대는 역사창조의 주역이요 조국은 역사창조의 무대이다.그대가 빛내라, 역사 속에 자신의 이름을. 그대가 이룩하라, 세계 속에 문화지성시대를.

/이상주 중원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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