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양성산 기슭에 자리 … 대청호 '한눈에 쏙'

▲ 충북 청원군 문의면에 있는 문의문화재단지는 옛 조상들의 생활상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 오는 충북의 명소가 되고 있다.
[충청일보]청주에서 문의로 가는 길은 요즘 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기존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기 위한 공사인데 이 도로는 대전까지 연결 된다고 한다.
앞으로 이 도로를 통해 많은 관광객들이 문의를 찾을 전망이다. 하얀 눈이 군데군데 드러난 문의는 조용하고 아늑한 시골 동네다.
그렇지만 이곳은 청남대의 개방과 문의문화재단지로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 오고 있는 명소가 됐다. /편집자주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관광버스와 자가용으로 도로까지 점령되어 장관을 이룬다.
그래서 식당과 찻집, 여관 등이 성업중이라는
▲ 충북 청원군 문의면에 있는 문의문화재단지는 옛 조상들의 생활상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 오는 충북의 명소가 되고 있다.
것이다.
문의가 활기 넘치는 이유다. 문의문화재단지는 청원군 문의면 문산리 양성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대청댐으로 수몰 되기전에 청원군에 산재해있던 각종 문화재를 이곳으로 옮겨 온 것이다.
대청호의 푸른물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어서 전망도 뛰어나다.
문화재단지 주차장은 연일 차량으로 만원이다.
적지 않은 주차 공간이지만 문화재단지를 찾아 오는 사람과 양성산을 등반하는 등산객들의 차량이 많기 때문이다.

양지 바른 곳에 차량을 세운뒤 우리 일행은 1인 1000원짜리 입장권을 사들고 문화재단지의 대문을 들어섰다.
처음 취재진을 맞이 한 것은 돌탑이었다.
돌탑은 소원을 들어 줄 것 같고 옛날 우리가 살던 고향에서 흔히 보던 서낭당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정겹기만 했다.
어느 마을에서건 흔히 보아왔던 돌탑은 그래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지도 모르겠다.

언덕을 막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대장간이 나온다.
예전에는 풀무로 장작에 불을 붙여 쇠를 달구었지만 지금은 기계의 힘으로 풀무를 돌리고 있다.
대장간 아저씨는 낫을 만들고 있었다.
사실 요즘 낫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장간 아저씨는 정성 스럽게 낫을 가다듬고 있었다. 주부들이 쓰는 부엌칼도 만든다고 한다.
그래도 이곳에서 가장 잘 나가는 품목이 부엌칼이란다. 이곳 대장간에서 만든 칼은 잘 들고 오래 쓰기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대장간을 지나 주막집을 건너 문산관으로 향했다.
문산관은 도지정 유형문화재 제49호이다.
조선 현종 7년(1666년)에 정면 10칸, 측면 3칸으로 지어진 조선시대 문의면의 객사였다.


조선시대 이곳에 전패를 안치하고 초하루와 보름날에 임금이 계신 대궐을 향해 절을 하는 의식을 거행했으며 중앙에서 내려온 사신의 숙소로도 사용되었다.

1979년에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문산관이 수몰지역에 위치하게 돼 문의 향교옆에 옮겨놓았다가 1997년 문화재단지 조성에 따라 이곳으로 이전한 것이다.
문산관에서 대청호를 바라보는 것도 장관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고 건축 기술과 옛 관아의 정갈한 모습을 보면서 조상의 예지를 느끼게 한다.
전망대는 문산관 왼쪽을 돌아 산기슭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문의문화재단지의 전경은 물론 대청호의 넓은 호수와 앞산의 짙푸른 숲을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어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이다.
전망대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약수터에 도달하니 돌로 빚어 놓은 넓은 그릇에 투명한 약수가 가득하다.
흡사 큰 수정이 놓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표주박에 한모금 물을 마시며 갈증을 달래본다. 양반네가 살았다는 양반가옥, 육중한 석가래로 지어진 기와집이 웅장하기만 하다.
이만한 가옥에 살려면 사대부의 내놓라는 양반이었을 것이다.

양반가옥에서는 민화도 체험 할 수 있다.
민화 작가가 이곳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그림을 가르쳐준다.
어린아이들은 이곳에서 부채도 만들어 보고 호랑이도 그려 보고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양반 가옥을 지나 만가에 들어서니 농사를 짓기 위해 쓰였던 농기구들이 가지런히 정리 되어 있다.
멍석, 쟁기, 풍구, 맷돌, 써래, 삼태기, 지게 등등... 이들 농기구들은 이제 그 쓰임이 사라졌지만 옛 조상들의 숨결이 살아 있는것 같아 정을 느끼게 한다. 우리를 한걸음 앞질러 가던 70대 노인들은 써래는 어디에 쓰고 풍구는 무엇하는 것이며 설명하기에 바쁘다.
농사 짓던 옛 생각이 나는 모양이다.
부모가 돌아 가시자 3년간 묘소 옆에 여막을 짓고 살았던 조육형씨의 효행을 기린 여막을 지나니 무형문화재 옹기장 박재환씨가 운영하는 옹기전수관도 자리잡고 있다.
대청호미술관에는 충북을 살다간 미술인들의 전시회도 열리고 있고 미술관 옆으로 현대 조각가들의 빛나는 작품들도 전시돼 있다.
옛 조상의 숨결과 현대 미술을 함께 볼 수 있는 곳, 문의문화재단지는 그래서 좋은것 같다.
/글·사진=조무주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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