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서울대병원
김진수 교수 공동연구팀

 

시신경 견인이 녹내장 발생과 연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세종충남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으로부터 세계 처음으로 제시됐다.
 김진수 세종충남대학교병원 교수(안과·사진)가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김영국, 정진욱, 박기호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안구 내편위(偏位·동공이 한쪽으로 치우친 상태)와 원발 개방각 녹내장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녹내장은 주로 높은 안압으로 인해 시신경의 기능이 서서히 저하돼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녹내장의 주된 치료는 눈 속의 압력인 안압을 낮추어 녹내장 진행을 늦추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80% 이상은 정상 안압으로 분류되는 21㎜Hg 이하의 안압을 유지하고 있고, 일부 환자는 안압을 충분히 낮춰도 녹내장이 계속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학계에서는 안압 외의 다른 녹내장 위험인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시신경 혈류 장애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됐다.

최근 안와 자기공명영상이나 유한 요소(finite element) 모델, 안구 빛간섭단층촬영 등을 이용한 연구에서 시신경 견인이 녹내장 발병의 핵심 구조물인 사상판에 긴장과 변형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실제 시신경 견인이 있는 환자군에서 녹내장 발병이 더 많은지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활용했다.

안구의 내편위가 있는 환자들에게 시신경 견인 정도가 일반인과 비교해 더 심하다는 이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안구 내편위가 있는 대상자들의 녹내장 유병률을 그렇지 않은 대상자들의 녹내장 유병률과 비교했다.

한국인 1만111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안구의 내편위가 있는 대상자들에서 그렇지 않은 대상자에 비해 녹내장 위험도(odd ratio)가 7.61배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시신경 견인과 녹내장 발생 간의 관련성을 세계 최초로 실제 인구집단에서 증명한 연구로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김진수 세종충남대병원 교수는 "녹내장에서 안압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녹내장은 안압 외에도 여러 가지 위험인자들로 인해 발병하는 다인성 질환"이라며 "녹내장 발병에 관여하는 다양한 위험인자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환자 개인에 맞는 보조 치료를 통해 녹내장 진행을 더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적 권위의 안과 분야 국제학술지인 '영국안와학회지(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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