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전 백제 문화의 진수 '흠뻑'

700여년의 백제역사에서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백제의 왕도 부여는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은"백제문화의 진수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수백리 흘러온 금강은 부소산에 부딪혀 휘돌아 부여 시가지를 천천히 감돌면서 서해를 향해 끝없이 흘러간다.

이 강이 펄쳐놓은 부여는 쌀,딸기,수박,토마토,양송이,홍삼 등 먹거리가 풍성하게 생산되며, 발길 닿는 곳곳마다 옛 백제의 역사와 숨결을 만날 수 있고, 백제토기 만들기 등 갖가지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연인 또는 가족과 함께 더 없이 즐길 수 있다.

575 백제의 시조인 온조왕은 건국 초기 수도를 하남위례성(한성)으로 정한다. 22대 문주왕은 도읍을 웅진(공주)으로 옮기고 26대 성왕은 사비성(부여)으로 다시 천도한다. 백제는 31대 의자왕 대에 이르러 나당연합군에 의해 패배,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진다. 700년 가까이 면면히 이어진 백제의 역사와 문화유산, 백제인들의 생활문화 등등을 한 자리에서 알차게 배워갈 수 있는 곳이 부여의 백제역사문화관이다. 흔히 박물관이나 전시관이라고 하면 유물 전시가 중심이라서 관람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미흡할 수 있지만 이곳은 멀티스크린을 비롯해서 첨단영상기법이라든가 사실적 모형 등을 다양하게 배치,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백제의 시대상과 생활상을 이해시켜준다. 다시 말해 국립부여박물관처럼 출토 유물 중심의 전시가 아니라 백제시대의 중요한 유적이나 역사적 사실을 축소모형, 그래픽 또는 영상으로 표현하여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곳이다. 백제의 도읍지였던 하남 위례성, 공주, 부여 등과 그 밖의 여러 지방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산들을 다양한 형태로 복원된 전시물들을 통해 폭넓게 만날 수 있다. 부여읍내 북쪽의 백마강교나 서쪽의 백제대교를 건너서 안내판을 따라가면 어렵지 않게 백제역사문화관에 닿는다. 백제역사문화관의 제1전시실은 백제의 역사를 한눈에 훑어보는 공간이다. 백제의 역사를 한성시대(b.c.18~a.d.475), 웅진시대(a.d.475~538), 사비시대(538~660), 백제부흥운동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다.

첫마당은 전시관 도입부. 멀티스크린과 입체투영기를 통해 백제의 자연경치와 유물이 상영되며 음성으로 백제의 간략한 역사를 들려준다. 이어서 한강유역 일대의 여러 성읍국가를 거느리며 연맹국가로 성장하기 시작한 백제 초기의 한성시대, 중국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백제시기 중 가장 찬란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꽃피웠던 웅진시대, 성왕에서 무왕을 거쳐 의자왕에 이르는 사비시대가 차례차례 소개된다. 근초고왕 시대의 한강열무식, 성왕 시대의 사비천도행렬 같은 전시물이 특히 눈길을 끈다. 제2전시실로 이동하면 농경문화, 금속공예기술, 중국 일본과의 해상교역 등 백제의 다양한 생활상을 접할 수 있다. 백제인의 발자국, 몽촌토성과 부소산성 성벽 모형을 통한 백제의 성곽 및 판축기법, 공예, 농업, 식생활, 직조업, 상업, 요업, 해상진출, 왕과 귀족이 정사를 논의하던 남당회의 등을 소재로 한 전시물들이 쉬지 않고 이어져 관람객들도 마치 백제시대를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어서 2층으로 올라가 제3전시실로 들어서면 부안 죽막동 해신 제사 유적, 공주 정지산 제사 유적 등 백제의 제사 유적, 돌무지무덤,독무덤,구덩식돌방무덤, 굴식돌방무덤 등 무덤의 종류와 백제 제25대 무령왕릉 내부 모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비록 모형이긴 하지만 꼼꼼하게 제작된 듯한 익산 미륵사지 중앙목탑 앞에 서면 백제의 찬란했던 불교문화, 백제인의 미륵신앙 등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된다. 제4전시실은 고구려, 백제, 신라 등 3국의 문화 비교, 일본에 남아있는 백제유적, 은산별신제, 백제의 탑 등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다시 1층으로 내려오면 백제야 놀자라는 주제를 내세운 어린이체험실이 기다린다. 컴퓨터로 퍼즐맞추기, 오악사 체험마당, 백제토기맞추기, 무령왕릉 전돌쌓기, 백제의 미소체험, 백제건물 만들어보기 등 여러 가지 체험거리들이 방문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2006년 3월 개관한 백제역사문화관 뒤로는 백제역사재현촌 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2008년 재현촌이 완공되면 백제역사재현단지가 제 모습을 드러내 가족여행이나 수학여행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여읍내 중앙, 정림사지 옆에 들어선 정림사지박물관(또는 정림사지전시관)은 2006년 9월 문을 열었다. 백제의 불교발전, 백제의 탑과 불상 등을 이해할 수 있는 백제불교문화관과 정림사지 출토유물, 정림사 복원 모형 등을 전시한 정림사지관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백제불교건축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정림사를 실제 크기의 12분의 1로 축소시켜 복원한 정림사 모형은 핵심적 전시물이다. 정림사 건축 양식, 석불, 발굴 현장 등을 작은 모형들로 제작한 디오라마와 정림사 5층석탑에 대한 시뮬레이션 설명도 관람객들에게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야외로 나와서는 정림사지 5층석탑을 감상하는 것이 필수 코스이다.

부여의 이색박물관으로는 인삼박물관을 손꼽을 수 있다. 이 박물관은 정관장이라는 홍삼브랜드로 유명한 한국인삼공사가 인삼 종주국의 자부심을 지켜나간다는 차원에서 2004년 고려인삼창 본관 안에 설립했다. 인삼역사관, 인삼재배관, 체험관, 인삼제조관, 인삼산업관, 기업역사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발길이 많이 머무는 곳은 체험관. 심마니복장을 빌려 입고 숲이 우거진 산을 옮겨놓은 듯한 공간에 들어가서 산삼을 찾으면 심봤다!라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방문객들 역시 함께 심봤다!를 외치며 즐거워한다. 사전에 예약을 하면 인삼박물관 관람 외에 고려인삼창 견학, 홍삼제품 시음 등도 가능하다./부여=김남현기자

<사진설명=(위에서부터) 1.백제역사문화관의 미륵사지 9층목탑, 2.정림사지박물관에 전시된 정림사 복원모형, 3.백제인들의 생활상을 재현한 전시물,4.인삼에관한 모든것, 인삼박물관>


<여행정보>○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부여군청 : http://buyeo.go.kr - 백제역사문화관 : www.bhm.or.kr - 국립부여박물관 : http://buyeo.museum.go.kr - 인삼박물관 : http://www.kgc.or.kr ○ 문의전화 -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 041)830-2252 - 백제역사문화관 : 041)830-3400 - 국립부여박물관 : 041)833-8562~3 - 인삼박물관 : 041)830-3224



대중교통 정보 ◇용산 - 논산, 하루 7회 운행, 약 1시간 30분 소요◇<기차 호남선> 용산 - 논산, 하루 17회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시외버스> 논산-부여, 20분 간격 직행버스 운행, 약 30분 소요 서울-부여, 하루 20여회 직행버스 운행, 약 3시간 20분 소요

□자가운전 정보 <서울-부여> 서울→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 고속도로 서논산나들목→4번 국도→부여읍 <부산-부여>경부고속도로→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 논산나들목→논산시→부여 <광주-부여>서울→서해안고속도로 서천나들목→서천군 한산면→부여군 임천면-29번 국도→부여읍.

숙박정보 - 부여백제관광호텔 :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041-835-5252 - 명진모텔 :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041-835-0371 - 스카이모텔 :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 041-835-3331 - 크리스탈모텔 : 부여군 부여읍 관북리 041-835-1717 - 타워모텔 :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 041-835-4340.

식당정보 - 구드래돌쌈밥 :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 쌈밥, 041-836-9259 - 장수마을식당 :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가정식백반, 041-837-0007 - 나루터식당 :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 장어구이, 041-835-3155 - 궁남가든 :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생고기, 연잎냉면 041-835-5609 - 옥산낚시터가든 : 부여군 옥산면 안서리, 붕어찜, 041-832-0323

이색체험 정보 - 백제8문양 탁본체험, 백제의상 입어보기, 투호놀이체험 : 충남종합관광안내소 (041-830-2523) - 백제토기만들기 백제요 : 부여읍 가증리, 041-836-0300, www.bekjeyo.com 선도예 : 내산면 묘원리, 041-834-7544, www.sundoye.com - 사물놀이체험 (사)사물놀이 한울림 교육원 : 옥산면 홍연리, 041-832-0190, www.nanjangcultures.com

주변 볼거리 : 부소산성, 궁남지, 능산리고분군, 무량사, 만수산자연휴양림, 대조사, 성흥산성, 서동요세트장, 선조대왕태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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