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전은 '성'을 세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는, 사람의 천성. 본성. 성미다. 둘째는, 불교에서, 사람이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불변의 본질로서의 법성이나 불성을 이르는 말이다. 셋째는, 생물의 암수나 사람의 남녀의 구별. 사람의 생식에 관한 본능이나 기능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인도. 유럽 계통 언어에서 명사나 대명사에 문법적으로 매기는 남성. 여성. 중성의 구별을 뜻하기도 한다. 이런 성의 의미 중에서 세 번째 남녀의 성에 관한 문제가 예나 지금이나 늘 '영원한 과제'가 되어, 인간사를 풍요롭게 하거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양면성을 노출시켜 왔다. 성은 종교. 문학. 가정. 남녀 개인 관계 등에서 사랑을 꽃피우고 인간의 문화를 발전시켜 왔는가 하면, 이성 문제로 피비린내 나는 비극의 역사를 숱하게 빚어냈고, 오늘의 이 순간에도 '갈등의 성'은 지구촌 곳곳에서 그 마수를 휘두르고 있다 하겠다.

그런데 그 바람직하지 않은 '비극의 성'이 우리나라 안팎에서 굉음을 내고 있어 나라체면에 먹칠을 하고 자라나는 2세들에게 어른들이 얼굴을 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우리 지역사회와 서울권, 그리고 국외에서 지식층의 성추문이 경쟁적으로 터져 나와 개탄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충북대의 성 스캔들


먼저 충북의 경우를 보자. 자기 전공 분야에서 국내외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충북대 모교수가 제자 여교수를 성 폭행 했다는 설이다. 제자인 여교수는 스승인 교수가 수년간 제자였던 자신을 성 폭행했다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고소 사건을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피고소인 교수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당사자들의 상반된 주장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사법 당국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사건의 진위야 어떻든 충북 최고의 지성인 대학 교수들 사이에서 성 추문이 터져 나와 대학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현실이 너무나도 부끄럽다. 아무리 학문적 지식이 월등해도 남녀 간의 성 문제를 제대로 관리할 수 없는 대학 교수라면 얼굴을 들고 제자들에게 당당히 무엇을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맹성이 촉구되고 있다 할 것이다. 다음으로, 요즘 서울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연예인 고 장자연 관련 성 스캔들'은 일본 등 외신에서 대서특필됨으로써 g20로 국격이 상승됐다는 한국의 위상을 여지없이 상처를 내고 있다. 한국 지도층 사회의 '성 문란상'이 지구촌에서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겠다.



-'외도관'이 나라 망신시켜



한편 우리 외교관들의 성 추문도 가히 점입가경이다. 보도에 따르면 2006년~2009년 초까지 몽골 울란바토르 주재 한국 대사였던 모씨는 현지 여성과 부적절한 내연 관계를 맺었다. 그는 귀국 시 "아이를 가졌다. 거액을 주지 않으면 관계를 폭로 하겠다"는 여성의 협박을 받았고, 우리 정부가 조사에 착수하자 사직했다. 우리 대사의 행태에 대해 몽골 측의 비난이 어떠했을 지는 불문가지라 하겠다. 그리고이제,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 영사들과 30대 중국 유부녀 덩신밍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스캔들은 우리 외교관들이 '성 외도관'으로 추락한 추한 몰골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 '상하이 스캔들'이 단순한 '치정극'인지, 성을 매개로 한 덩신밍의 여권 브로커 사건인지, 아니면 '중국판 마타하리 스파이 사건'인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한국 외교관들에게치욕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자고이래 영웅호걸은 배꼽 밑의 일은 거론 않는다고 강변해 왔지만, 지금은 배꼽 밑을 함부로 하다간 영웅호걸도 한 순간에 패가망신 하는 세상임을 명심해야 한다. 외교관 등 고위 공직자. 정치가. 교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성 관련 자기성찰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춘길 본보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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