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 키우는 토양 척박
개인기업의 매각과 인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일상적이다. 그러나 전국 3%의 허약한 경제 펀더멘털인 충북으로서는 중견기업의 매각 하나에도 적지않은 파장이 생긴다. 냉철하게 충북소주라는 기업하나가 사라지는 것 이상 왜 넘기지 않으면 안되었나를 들여다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진정 외부적 경영여건의 압박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지역에서 기업을 하기에 너무 힘들게 만든 내외적 요인이 있는지를 말이다.
-지역의 역할 잘 생각해봐야
연 매출액 200억 정도 회사는 보기에 따라서 별것 아닐 수 있다. 부동산만 수백억 가진 사람들도 많은데 그 깟 소주회사 하나가지고 무슨 말들이 많으냐고 냉소를 보낼 수도 있다.그러나 이정도 매출의 소주회사가 충북의 대표적 향토기업으로 치부되는 이 척박한 환경을 이해하면 냉소는 동정의 시선으로 바뀐다. 매출이 충북소주 수십, 수백배되지만 지역과의 연결고리를 가능하면 맺고 싶지 않아하는 기업들이 수두룩하고 지역의 행정기관이나 주민들 역시 그들에게는 관대하고 옹호하는 기이한 현상 등이 만만한 향토기업을 옥죄는 사슬이 아니었는지 등도 살펴보야 할 부분이다.
지역에 뿌리를 내린 기업이라고 해 더 성장을 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기는 커녕, 앞에서 방해하고 뒤에서 흔드는, 그래서 고향에서 회사를 운영할 수 없다고 보따리를 싸서 등돌린 향토기업인들의존재는 우리에게자성을 요구하고 있다. 변변한 향토기업을 키우지 못하는 것은 지역책임이다. 이제부터라도 무늬만 향토기업인 몇몇 회사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상생의 길을 만들어 주는 것도 역시 지역의 의무이다.이게 충북소주 매각의 교훈이다.
/이정 본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