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높이가 300m로 파리의 상징이다.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의 설계로 세워져 에펠탑이라 불린다.세느강변과 함께 파리지엔느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프랑스를 찾는 이들이 꼭 들려 인증샷을 남기는 곳이다. 이 에펠탑은 1889년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박람회를 기획하면서 이에 걸맞는 기념물 설계안을 공모한 끝에 탄생한 것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자유의 여신상( statue of liberty). 미국 뉴욕 주 뉴욕의 리버티 섬에 있으며 미국과 뉴욕의 대표적 상징물로서 각종 영화나 문학 작품에서 많이 등장한다. 원래 '세계를 밝히는 자유( liberty enlightening the world, 프랑스어는 la libert? ?clairant le monde)'인데프랑스가 19세기 말에 미국의 독립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제작한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다시말해 프랑스가 미국에 선물을 한 것이며 역시 100년이라는 축하의미가 담겨있다.두 개다 그 나라를 대표적 랜드마크로 유명하다.

청주시가 적지않은 돈을 들여 이런 랜드마크를 세울 모양이다. 랜드마크(landmark) 또는 경계표(境界標), 마루지는 원래 탐험가나 여행자 등이 특정 지역을 돌아다니던 중에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올 수 있도록 표식을 해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건물이나 상징물, 조형물 등이 어떤 곳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의미를 더하고 있다.


-도시알리기 꼭 상징물 필요한가


명분은 이렇다.1377년 청주흥덕사에서 인쇄한 현존 세계최고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 등의 찬란한 문화를 꽃 피운 천년고도인 청주지만 딱히떠오르는 상징조형물이 없으므로 하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발상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시점이 한가하게 상징물 타령을 하고 있을때는 아닌 것 같다.사업비가 없어 한탄을 하면서 급하지도 않은 분야에 세금을 쏟아부려는 게 과연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범덕시장의 문화창달 의지일 수 있겠지만 완급과 경중을 간과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명암저수지 외로운 탑은 어쩌나


프랑스는 연 6천만명의 외국인들이 방문하는 관광대국이고 뉴욕은 한 해에 5천만명 가까운 관광객들이 찾는 세계적 도시이다. 청주를 찾는 해외관광객은 이에 훨씬 못미치는 만명에 불과하다. 물론 상징물이 외국인에게만 어필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상징성은도시의 컨셉트와 부합이 되야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그런 측면에서 볼 때 어떤 형태의 작품이 등장할지 모르지만 에펠탑이나 자유의 여신상처럼 역사의 유구함이나 국가의 무게 등에서 같은 반열에 들어기엔 여정이 매우 멀 수밖에 없다.그래서 호남고도인 전주제일문 등 한옥 상징물을 벤치마킹 할 의향도 있는 모양인데 이도 걸림돌이 있다. 왜냐하면 충북도가 의욕적으로 새 가닥을 잡고있는 밀레니엄타운 개발 사업의 핵심에 전통건축박물관과 전통한옥마을 조성계획이 들어있어 만약 실행이 된다면 중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기에 직지를 주제로 하는 문자언어박물관도 건립 예정이다. 같은 개념의 상징물과 건물이 같은 도심에 자리잡는 셈이다. 선택과 집중의 역류이다.


그리고 현재 청주에 상징적 건축물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03년 완공된 청주용담동 명암타워는 당시 청주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깃든 대상이었다.지금은 천덕구러기 신세로 운영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시나 시민들 모두 우암산 밑자락에 우뚝 솟은 다소 불안정한 형태의 명암타워가 청주를 알리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었다.후사에 공을 안들인 탓이다.기우길 바라지만 새로운 상징물이 제2의 명암타워가 되지말라는 법도없다.

문화는 그냥 하루아침에 벽돌공장에서 벽돌 찍어나오듯 이뤄지는 게 아니다. 역사는 자랑할 만 하지만 선대들로부터 우리만의 확실한 정체성의 정착과 현재문화와의 접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한국은 아직 국가의 대표적 랜드마크도 불분명하다.상징물이 도시를 대표하는 단순한 조형이상의 의미를 담으려면 심사숙고와 다양한 여론의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도시와 함께 영원해야 할 상징물의 존재가 단체장의 임기내 치적의 소산물로 평가절하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이정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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