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보리 경작지가 북쪽으로 이동하고 오렌지,레몬, 키위의 경작이 늘어난다. 공주와 삽교천은 홍수와 범람에, 금강과 서부해안 지역은 가뭄에 직면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한화진 박사가 12일 임페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서울 국제포럼'에서 발표할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의 일부다.

한 박사팀은 '기후변화 국가간 위원회(ipcc)'가 올해 이산화탄소 농도에 근거해내놓은 기후변화 모델을 토대로 기후온난화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우리나라와 세계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에 실패해 현재 389ppm 수준인 대기 중이산화탄소 농도가 2100년 830ppm 정도로 높아질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기후변화가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로 진행되면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020년 448.7ppm, 2050년 587.9ppm, 2080년 682.7ppm으로 높아지고 기온도 2020년 1.2℃,2050년 2.5℃, 2080년 4.4℃가 높아진다.

이 경우 해수면의 높이도 2100년에는 50㎝ 이상 상승, 서해안에 침수피해 발생이 예상된다.

농업의 경우 쌀, 보리 경작지가 북쪽으로 이동하고 따뜻한 남쪽에서 재배되던 오렌지, 레몬, 키위 재배가 늘어나며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의 경작지는 줄어든다.

산림에서는 온대 산림은 점차 축소되고 아열대 식물이 증가하며 공주와 삽교천 등은 홍수와 범람에 시달리고 금강과 서부해안 지역은 가뭄에 취약해진다.

바다에서는 해수면과 해수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난류성 어족의 수확이 증가하고한류성 어류는 감소하며 해수온도 상승으로 장기간 넓은 영역에 걸쳐 적조현상이 발생, 어류와 조개류의 생산을 위협한다.

기후온난화는 국민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미 여름철 기온이 30℃에서 1℃ 상승할 때마다 사망률이 3% 증가한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으며 가장 큰 피해는 노인과 어린이에게서 발생하고 있다.

한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최악의 온도상승을 가정한 것이긴 하지만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런 변화된 생태계에 적응하고 적극 대처할 수 있는 국가적인 미래 예측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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