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일반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공기업이 지난해 수준보다 다소 많은 인원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돼 구직자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기업 대부분이 연령과 학력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올해부터 저소득층, 장애인, 농어촌 출신 등 취업 취약계층을 우대하는 '사회형평적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 이른바 '스펙'(지원자 외적요건)이 좋지 않은 구직자들도 도전해볼 만하다.

11일 인크루트가 공기업 42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1.9%가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반면 23.8%는 '채용하지 않는다', 14.3%는 '채용계획이 미정이다'고 답했다.

채용계획을 확정한 공기업의 채용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늘어난 1천739명으로,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않은 공기업을 감안하면 그 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전력공사는 올 하반기에 일반공채 169명, 사회형평적 채용 30명 등 모두 6급 사원 199명을 뽑는다.

모집분야는 사무와 기술이며, 학력과 연령제한을 두지 않는다.

특히 사회형평적 채용 부문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가구구성원 등저소득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더욱 여건이 어려운 취업보호대상자, 의상자,농어촌출신자, 혼혈인, 장애인 등의 소외계층에게는 별도의 가산점을 주어 우대한다.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신규인력 채용에 나선 건강보험공단은 전산직 6급 사원 25명을 모집하고 있다.

이번 채용부터 연령과 학력제한을 폐지하고, 보훈대상자와 사회봉사활동 우수자,효행·선행자, 공공기관 이전지역 출신자 등을 우대할 방침이다.

또한 자사에 맞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인·적성검사를 도입하고 면접방법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사무직과 기술직 분야의 신입사원 200여명을 뽑을 예정이다. 채용은 일반·지역·장애인·울진 의무근무 등으로 세분돼 진행된다.

지역모집 부분은 고리, 영광, 울진 등 원자력본부별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며, 토익성적 하한선을 기존 600점에서 550점으로 낮췄다.

특히 지역 주민들이 일반모집 분야에 지원해도 가산점을 줄 방침이다.

울진 의무근무는 지역모집과 달리 지역 주민이 아니어도 지원이 가능하지만 합격자는 울진 원자력본부에서 10년 동안 근무해야 한다.

기업은행은 신규인력 200명을 채용하기 위해 오는 17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하며, 금융감독원은 12일부터 50명 내외 인력 모집에 나선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 하반기 38명 내외의 인력충원을 위해 지난 7일부터 원서를접수하고 있으며, 한국은행과 한국산업은행도 이날부터 채용을 시작해 각각 35명 이내, 75명 내외의 인원을 뽑을 예정이다.

또한 올 하반기 170명의 채용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한국농촌공사는 지난 6일부터 일반직 5급 모집에 들어갔으며, 대한주택공사는 2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아직 채용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공기업은 학력, 연령, 성별 등의 지원자격을 완화하거나 폐지했을 뿐 아니라 지난 7월 기획예산처의 권고안에 따라 장애인 등 취업 취약계층에가산점을 주는 기업이 적지 않다"며 "서류 문턱이 낮아진 만큼 면접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면접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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