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예비후보 5명이 그제 청주체육관에서 합동연설회를 갖고 충북도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너나 할 것 없이 "과거 대선에서 충북이 선택한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며 각별한 충북 사랑을 강조했다. 오충일 대표도 "신당 후보 5명 중 한명이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충청도민이 나서 달라"고 거듭 충청권의 지지를 당부했다.

충청권 표심이 두 차례의 대선에서 당락을 가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이들의 호소에는 진심이 담겨있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뒷맛이 개운치 않다.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나 선거 때는 '뭐라도 빼줄듯이' 손을 내밀고는 당선되고 나서는 별로 '대우'를 해준 게 없었기 때문이다. '충청 사랑'은 입에 발린 얘기가 되고만 것이다.

사실상 그 두 정부의 맥을 잇고 있는 신당의 예비후보들은 과거처럼 또 다시 충청 표심을 자극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오송 분기역 확대,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등의 공약을 쏟아 냈다. 특히 행정도시인 '세종시'에 대한 공방도 불을 뿜었다고 한다. 그러나, 행정도시 발전을 위한 비전 제시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공격용으로 이용한 측면이 컸다는 평가다.

즉,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등 친노(親盧)후보들은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며 경기도지사 시절 행정수도 건설에 반대했던 손학규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반면 손 후보는 행정수도 건설에는 반대했지만 행정도시 건설에는 찬성했다며 해명하는데 진땀을 흘렸다고 한다. 연설회에 알맹이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이들이 내세운 공약도 대부분 이미 충북도에서 수차례 중앙정부에 건의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것들이다. 정작 수도권 규제 완화와 지역균형발전 정책 간의 상충, 행정도시 건설에 따른 지역 간 갈등,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 건설에 대한 입장 등 중요 쟁점에 대해선 슬그머니 비켜갔다. 상대방에 대한 네커티브 공세와 '입에 발린' 공약으로 충청 표심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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