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의 유래는 미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미국 버지니아 주 웹스터 마을에 '안나 자이비스'란 소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 묘소 주위에 그 소녀의 어머니가 평소에 좋아하시던 카네이션 꽃을 심으며 추모를 하였다. 소녀는 항상 어머니를 생전에 잘 모시지 못한 것을 후회하였고, 어머니를 그리워하여 흰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모임에 참석하였다.

그 후 안나 자이비스는 어머니를 잘 모시자는 운동을 전개하여 1904년 시애틀에서 어머니날 행사를 최초를 개최하였다. 이 날에는 생존해 계신 어머니에겐 빨강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드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본인의 가슴에 흰 카네이션을 달았다.

그 이후 1913년부터 미국에서는 5월의 두 번째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정한 것이 어머니날의 시초이다. 이후 전 세계로 퍼지면서 관습적으로 어머니의 날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에 5월 8일을 어머니 날로 정하였으며, 그 뒤 1972년에 명칭을 어버이날로 바꾸어 국가적인 행사로 삼고 있다.

요즘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앞에서 말한 어버이날을 대표하는 카네이션 꽃을 전통한지로 만든 봉숭화꽃인 효도화(孝桃花)로 바꾸자는 운동이 수원시에서 전개되고 있다. 이 효도화에는 정조의 효(孝) 사상과 무병장수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 성군(聖君) 정조대왕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여의고 28세에 홀로되신 어머니를 위해 가장 아름답고 격조 높은 회갑잔치를 수원 화성행궁에서 마련했다. 이 잔치에서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에게 한지로 만든 복숭아꽃 3천 송이를 어머니의 한을 위로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헌화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정조의 효 사상을 담고 있는 봉숭화꽃을 어버이에게 헌화하자는 운동은 그 발상이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효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에서 특히 효심이 지극한 정조대왕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점과 우리 고유 수종인 복숭아꽃으로 형상화하여 만든 효도화는 새로운 우리 문화를 형성하는데 매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어버이날의 시초가 미국에서 시작되었지만, 부모에게 효를 다하는 그 정성의 바탕을 우리 역사 속에서 재조명하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또한 단순히 카네이션 꽃을 사다가 부모님께 달아드리기 보다는 정성껏 만든 효도화를 직접 만들어 달아드린다면 뜻 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어버이날 효도화 헌화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효도화 제작방법이 널리 보급되어야 한다. 한지로 복숭화꽃을 만드는 방법이 상세하게 웹사이트에 게재되든가 youtube를 통해 동영상으로 제공하면 좋을 듯하다. 그런가 하면 각급 학교를 통해 효도화 헌화 운동이 확산되도록 교육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부모님의 무병장수를 의미하는 한지 복숭아꽃을 부모님께 달아드리면서 정조의 효심을 되새겨보고, 부모님을 편하게 잘 모시겠다는 의지의 다짐이 필요하다. 자식이 효도를 다하려 하나 부모는 기다리지 않는다(子慾孝而 親不待)라는 말이 있다. 부모 살아생전에 잘 봉양해야지 돌아가신 후에 후회한들 뭔 소용이 있겠는가.

요즘 핵가족화로 인해 부모가 독립해서 사는 경우가 상당수 많아졌다. 그 만큼 부모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관섭 받지 않고 노후를 보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 놓인 부모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외로움과 쓸쓸함이다. 이러한 부모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은 자식의 전화 한 통화이거나, 자주 찾아뵙는 것이다. 효(孝)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진경수 충북도립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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