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학교마다 한마음 큰잔치(운동회)를 개최하고 있다. 총동문체육대회 등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지난 6일 운동회가 열렸다. 우리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날과 부모님 은혜를 되새기는 어버이날 그리고 개교 12주년을 기념하는 큰잔치라서 더욱 뜻 깊었다.

비가 올까봐 걱정했는데 구름도 알맞게 드리워져 운동하기에 아주 알맞은 날씨였고, 날로 푸르러지는 교정(校庭)의 나무들과 펄럭이는 만국기 아래 830여 명의 어린이들은 씩씩하고 늠름하게 큰잔치에 참가했다.

귀염둥이 1·2학년의 무용을 시작으로 각 학년 단체경기와 달리기 등 개인경기가 펼쳐질 때마다 응원의 함성과 신나고 발랄한 어린이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인근 아파트나 마을에도 좀 시끄러울 법하지만 잘도 참아 주시는 주민들도 감사하다. 경기마다 몰입하여 즐겁고 신나게 참여하는 어린이들을 보며, 최근 어느 설문조사에서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학원 휴강증'이라는 말을 실감할 것 같다. 어린이헌장처럼 마음껏 놀고 공부하며,공부나 일이 몸이나 마음에 짐이 되지 않아야 하고, 그들의 몸과 마음을 귀히 여겨 옳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힘써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아 안타깝다.

웃어른 공경 교육을 위하여 노인경기를 준비하였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경기하는 모습은 어린이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기에 충분했다. 학부모 줄다리기는 대단한 장관이었다. 다른 학교에 비해 운동장이 좁은 편이기는 하지만, 운동장 양쪽 끝까지 닿을 정도라서 조금이라도 좁히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스스로 경기에 참여해 어린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수백 명이 하는 경기이고 운동장 양끝까지 닿아 위험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조마조마했다. 모든 참가자에게 상품을 줄 예정이었는데 예상보다 많이 참가해 승리한 팀만 줘 아쉬움이 남았다. 이처럼 단합된 힘으로 교육을 성원하여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지만 자신감과 힘이 솟는 듯하다.

고전무용을 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어서 4, 5학년의 민속놀이인 놋다리밟기로 예스러운 종목을 넣어 더욱 분위기가 고조됐다. 경기를 마치고 사탕으로 만든 목걸이를 학교장과 손님들에게 걸어주는 기지(機智)도 돋보였다.

그날 경덕한마음 큰잔치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러주는 알차고 성대하였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 기회에 우리 꿈나무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본교 학교운영위원, 임원을 비롯한 학부모, 방문해 주신 교장선생님, 내빈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김진웅 청주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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