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브레인 편집장

지구촌에 감성 충격과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BTS의 아버지 방시혁 대표. 그는 초기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뽑을 때 가장 중요시했던 것이 ‘재능’이 아닌 ‘인성’이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BTS의 성공분석을 다른 책 ‘BTS Insight, 잘함과 진심’에서는 인재의 3가지 요소를 신체, 기량, 인성으로 보았다. 신체적 매력은 호감을 갖게 하고, 기량적 요소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지속성 차원으로 확대하면 인성적 요소가 가장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인간의 내재적 요소가 결국 잠재성 계발로 이어지고, 밖으로 드러나는 태도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인성적 요소에는 도덕성만이 아니라 열정, 끈기, 성실성, 협동심 같은 것이 포함되고, 방시혁 대표는 해당 영역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선발하지 않는 원칙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오늘날 BTS와 아미들이 함께 보여주고 있는 지구촌 감성 충격과 선한 영향력의 파급은 그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지덕체(智德體)’로 대표되는 현대 사회에서 인성은 대안교육의 상징처럼 여겨진 것이 사실이다. 하나의 건물에서, 동일한 교과를, 일정 시간 체계적으로 배워왔던 지식기반 사회 속에서 교육은 국가발전의 핵심 원동력이었고 그 중심에 ‘지력(地力)’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인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하고 있다.

20세기에 지식과 기술이 밖으로 드러난 인간 역량의 대표적 지표였다면, 21세기는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 내적 요소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스펙 중심에서 역량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지난 수십년간 기업에서의 면접시간 증가와 채용방식의 고도화가 이루어진 배경도 맥락을 같이 한다. 최근 인적자원계발 분야에서 대표적인 지표로 손꼽히는 ‘태도(Attitude)’ 역시 몸과 마음의 상태가 외부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른바 인간의 내적역량을 의미한다.

모든 것이 연결된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과 인공지능(AI) 시대의 출현이 과거 착하고 도덕적인 것을 의미했던 인성을 인간 고유역량 계발 차원으로 확대해 바라보게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인간 역량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변화한 것일까?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기둥에 새겨졌다는 유명한 말인 '너 자신을 알라'로 대표되는 그리스 철학은 2천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 위력이 여전하며, 서양 근대철학의 출발점이 된 르네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역시 현대인들의 사상과 교육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후, 진화론의 등장으로 신과 인간을 바라보는 인식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생물학, 인지과학, 신경과학 등 인류 과학의 발달은 몸과 마음의 상호작용에 기반한 신체, 감정, 인지 사고체계에 대한 커다란 전환점을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건강의 핵심 키워드가 심장에서 뇌로 옮겨오고, 인간 의식의 기전을 밝히려는 뇌과학이 인류과학의 정점으로 주목받는 때이다. ‘마음과 몸은 기능적으로 독립되어 있다’라는 예전의 명제는 인류 과학의 발달로 옛 문장이 되어버렸다. 인간의 역량 변화에 있어 상징처럼 되어버린 지력이 아닌, 더 근본적인 내적 요소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눈여겨볼 것은 오랜 성인기까지의 발달 시간 그리고 신체, 정서, 인지적 단계를 겪는 인간 뇌의 특별함이다, 아기의 뇌가 자신의 몸과 소통하면서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신체적 발달이 먼저이고, 다음이 자신의 몸 바깥의 대상과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정서적 발달 단계이다. 마지막이 뇌의 가장 바깥쪽에 해당하는 인지 학습의 발달이다.

오늘날 인류 과학의 발달이 ’인간은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대한 모든 것을 제시해 주지는 못할지라도, 마음이 중요하고 몸은 그저 도구에 불과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몸이 마음에 미치는 우선적 영향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함을 제시하고 있다. 몸과 마음, 인성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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