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우리 학교에 젊음이 넘쳤다. 청주교육대학교 1학년 교육실습생 44명이 1주일간 둥지를 틀어서였다. 평소에도 웃음꽃이 피고 천진난만한 꿈나무들의 보금자리이지만 교생선생님들 덕분에 더욱 활기차고 행복한 학교였다. 작년부터 실습을 계속 나왔기에 생소한 것은 아니었는데도 이번은 매우 생동감 있고도 진지한 분위기였다고 교직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한다. 대학교에 입학한 지 채 몇 달 되지 않아서인지, 사전 교육을 충실히 받아서인지, 본교에서 지난 해 경험을 살려 알차게 운영한 결과인지 개강식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간혹 결석이나 지각하는 교생도 별로 없었고, 특강시간에 조는 교생도 찾기 어려웠다. 물론 전의 실습생들도 대체로 성실하게 했지만.

모든 일은 첫 단추부터 잘 꿰어야 한다. 월요일 개강식부터 학교장 환영인사 때도 진지하였고, 수업참관 태도나 점심시간에 급식지도까지 충실하게 하며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믿음직하게 여겼는데, 실습록을 보아도 단정한 옷차림을 보아도 모범교생만 온 것 같다. 만날 때마다 인사도 정겹게 한다. 본교의 '사랑합니다.'인사가 인상 깊다고 한다. 본교를 스스로 희망해서 온 것은 아니란다. 가까운 학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추첨식으로 해서 온 교생들인데도 선발해서 온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짧은 5일이 무척 빠르게 지나갔다. 전국소년체육대회 충북대표로 나가는 수영선수(4학년 유제민)의 출발을 보고자 예술의 전당에 들렀다가 공문을 살펴보고 폐강식에 참석하였다. 국민의례에 이어 실습소감 발표 순서였다. 1, 3, 5학년에 배정된 학년대표 한 사람씩 발표를 하는데, 처음에는 보편적이고 평범한 내용이려니 했는데…. 다른 교생 발표내용도 좋았지만, 특히 1학년 대표교생 노지혜의 가슴 벅찬 이야기를 발췌하여 소개해 본다.

2011년 5월 23일, 경덕초등학교 1학년에 교육실습생 자격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저의 초등학교 1학년 시절을 생각하면서 첫 배정을 받은 1학년 1반 어린이들과의 만남, 너무 환하게 빛나서 어디에 눈을 두어야 할지 몰랐다. 첫날 전체적인 설명을 듣고, '일주일 동안 열심히 생활해야지.'다짐했는데, 벌써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정든 첫 아이들에게 끝인사를 하고 눈물이 나올까봐 뒤돌아보지 않고 교실문을 나왔습니다.〈중략〉

담임 시범수업을 보면서 노련한 수업과 인품을 본받고 싶었고, 이번 1주일은 교대 1학년 학생으로서 최고의 경험이며, 그 아이들은 언젠가 저를 잊겠지만 저는 최고의 경험으로 남을 것입니다. 아직 이별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곱게 써서 건네준 아이들...... . 그 고운 마음 소중히 간직하고, 바른 교사·훌륭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경덕초등학교 교직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발표하다가 몇 번이나 멈추고 손수건을 꺼낸다. 옆에 계시던 담당선생님이 진정시키며 끝부분은 생략하려 하였지만, 침착을 되찾고 미소를 띠며 마무리할 때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이어서 학교장 인사 때, 지금처럼 늘 초심을 잃지 않고 연마하여 장차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달라는 말과, 우리나라 교육의 희망차고 밝은 미래를 보는 듯해서 가슴 벅찼고, 열과 성을 다해 교육실습에 적극 참여한 교생선생님들을 격려하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자고 당부하였다.




/김진웅 청주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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