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심히 어느 해 보다 못자리 피해가 심했다.많은 농가에서 육묘상자를 쏟아 버리고 다시 파종하는 고초를 겪었으며 잘 자라던 묘에서도 하루 밤 사이에 뜸묘가 발생해 누렇게 말라 죽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원인은 일교차가 주범이다. 그 당시 일교차가 많게는 17도가 넘는 날도 있었으며 15도 이상의 일교차가 계속 되면서 나타난 이상기후에 의한 피해였던 것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6~7도로 낮다가도 한낮의 기온은 25도를 넘어서는 기현상이 계속되면서 환경에 적응 하지 못한 어린 묘들이 병이 나게 된 것이다.

이상 기후 때문에 농업에 피해 사례는 못자리 뿐만이 아니다. 과수에서도 이상 한파로 인한 동해 피해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동해에 의한 작물의 직접적인 피해 이외에도 동해피해로 인한 2차 피해 또한 아주 심각하다.

사과나무 좀 벌레는 동해를 입은 어린사과나무 줄기 속을 파고들어 알을 낳게 되는데 이럴 경우 그 작은 좀 벌레 한 마리에 의해 3~4년 정성껏 기른 나무는 고사(枯死)하게 된다.

과수의 직간접적인 피해는 올해 추석이 9월12일로 어느 해보다 빠르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괴수 수급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제는 장마라는 말은 옛말이 아닌가 싶다. 이젠 정말로 아열대 지방에서 부르는 건기(乾期)와

우기(雨氣)로 구분하여 부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실제 지난 11 년간의 통계를 보면 장마가 끝난 뒤 비가 더 내린 해가 7년이나 된다는 것이다. 이정도 되면 장마기의 설정과 해석을 달리 해야 되지 않을까? 작물의 재배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10년 후에 우리나라의 대표 과일이 메론이 될 것 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대표 가을 과일인 사과와 배도 이미 대구와 청도지역을 떠나 포천과 파주 지역까지 북상하고 있고 보성의 녹차도 강원도 고성까지 진출해 있고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던 망고, 구아바 등의 아열대 과일들도 전북 김제까지 올라와 있는 실정이다.

미래학자들은 2030년이 되면 대전 이남지역에서는 사과와 배를 재배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을 정도로 온난화에 따른 작물의 재배 기상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예측할 수 없는 기후 조건과 계속 높아지는 지구표면 온도, 그에 따른 작물 분포도의 변화와 새로운 병해충의 등장 등에 농업측면에서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정확한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이다.최근 20년간의 온도, 강수량, 등의 기본적인 기상자료를 분석하고 시기별로 변화정도를 자료 화 해야 한다. 그 다음은 아열대 국가들의 지난 20여 년간 농업의 흐름을 파악하는 연구가 병행되어야 하며 그에 따른 대응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작목별 작부체계, 기상재해 정도, 병해충의 발생 추이 등을 분석하고 대응했던 백서들을 조사하여 자료화 하고 좋았던 점들을 모아 벤치마킹 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아열대 과일과 식물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 작목의 특성과 생태를 연구하여 우리 지역에 적응 할 수 있는지의 세부적인 조사와 적응 시험이 이뤄져야 한다.

아열대에서의 병해충에 대한 연구도 중요한 과제이며 아열대에지역의 국가와 합동연구시스템 구축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서 상호 정보교류를 통한 협동 조사 연구가 이뤄지도록 도모해야 할 것이다.



/윤명혁 청원군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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