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중 기체 두 동강, 화재..한국인 사상자 없어

태국 남부의 세계적인 휴양지로 한국인 관광객도 즐겨 찾는 푸켓 공항에서 16일 오후 여객기가 착륙 도중 지면과 충돌해 동체가 두 동강 나고 화재가 발생해 탑승객 가운데 8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교통부와 공항공사에 따르면 태국의 저가 항공사인 원-투-고(one-two-go) 항공 소속 og 269편(md-82) 여객기가 태국의 수도인 방콕의 돈 므엉 공항을 이륙, 오후 3시40분께 악천후 속에서 푸켓 공항에 착륙하려다 활주로를 이탈해 지면과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인 승객과 승무원 130명이 타고 있었으며 8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현지 언론이 지방정부와 공항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태국 주재 한국 대사관은 탑승자 명단을 입수해 조사해본 결과 현재까지 한국인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포라폿 라타지마 푸켓 부지사는 현지 tv인 '채널 9'과 인터뷰를 통해 "탑승자 130명 가운데 88명이 사망하고 42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실려갔다"며 실종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사고 여객기는 당초 승객 123명과 승무원 5명 등 128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현지 tv는 꼬리 부분이 동강난 채 찌그러진 동체 속에서 불에 그을린 사체를 꺼내는 모습을 현지 생방송으로 보여줬다.

푸켓 공항 관계자는 승객 가운데 70%가 외국인 관광객이고 이중 절반이 유럽인이라고 말했다.

태국공항공사 소속 직원인 치아삭 앙카우완은 현지 tv인 titv와 인터뷰를 통해 "사고 여객기는 착륙지시를 받았으나 강한 비바람으로 조종사가 활주로를 식별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여객기는 활주로를 벗어나 지면과 충돌하면서 기체가 두 동강난 채 불이 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항 관계자는 사고 여객기가 활주로를 벗어나 지면과 충돌한 것인지 조종사가 악천후 탓에 착륙을 포기하고 공항을 선회한 뒤 재착륙하려다 추락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태국교통부 차이삭 아수완 항공국장은 "사고 당시 강한 비바람으로 시계가 불량한 속에서 조종사가 착륙을 시도하다 포기한 뒤 선회하려다 기체가 중심을 잃고 지면과 충돌하면서 기체가 동강나고 화재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한 생존자는 현지 영자일간인 네이션과 인터뷰를 통해 "사고 비행기가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지면과 충돌했으며 3분 뒤 불이 번지기 시작했다"며 "아내와 나는 잠깐 정신을 잃었다가 창문을 통해 탈출했다"고 말했다.

푸켓 공항은 사고 직후 폐쇄됐다.

원-투-고 항공사는 태국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인 오리엔트 타이 항공의 자회사로 1주일에 6차례 방콕-푸켓 구간을 왕복 운항하고 있다.

푸켓은 태국 남부의 인도양 동부해안에 위치한 섬으로 주로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 세계적인 휴양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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