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은 이날 연임이 확정된 뒤 뉴욕 특파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기대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심적 부담감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반 총장은 "그동안 한국이 공적 개발금을 많이 지원했고, 평화 유지군에도 꽤 참여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국제사회가 생각하는 한국에 대한 기대는 한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 많은 개도국이 나의 얼굴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 경제개발과 민주주의에 성공한 나라 출신의 사무총장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원은 여유 있을 때 하는 것보다 여유 없을 때 하는 것이 훨씬 값지다"며 "이건 자선이 아니고 인류 공동 발전에 대한 투자다. 사고방식을 확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반 총장은 "한국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내년에 핵안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한국의 위상은 어떤 기준으로 따져도 자랑할만하고 인정할만한 위치에 있다"며 "그에 상응하는 기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있을 때도 (이 문제를) 강조했지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며 "유엔 사무총장 입장에서 발전된 조국의 어떤 적극적 기여가 활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한국의 보다 적극적인 국제사회 기여를 당부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내 입장은 당사자들이 직접 대화를 통해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비핵화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유엔은 문제 해결의 메커니즘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또 "북한 당국은 나의 방문에 대해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며 "나 나름대로 적절한 시기와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를 봐가며 결정할 것"이라면서 여건이 충족되면 방북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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