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청주 성안길에 갈 기회가 있었다. 좀 늦은 시각인데도 무척 북적거리는 인파(人波)에 자연스럽게 휩싸였다. 조금 가다보니 바닥이 덮개로 덮여 있었고, 건축자재들과 임시 창고 때문에 통행에 불편하였다. 알고 보니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사업 중 하나로 하는 '바닥 교체공사'와 각종 신축공사라고 한다. 그런데도 행인들은 주말이라서 그런지 조금도 찌푸리지 않고 즐거워 보였다. 주로 젊은이들이 많아서 싱그러운 젊음과 활기가 넘쳐 부럽기도 하였고, 그들 덕분에 10년은 더 젊어진 느낌이었다.

청주에서 제일 번화하다는 성안길이다. 얼마 전까지도 일제시대 때 붙여진 본정(本町), 본정통이라고 불리다가 성안길이라 하고, 오정목(五丁目)을 '방아다리'로 고쳐 정답고 친밀한 우리말로 바뀐 것 등은 참으로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청주시청의 업적인지, 어느 분의 주장인지는 잘 모르지만 아직 음식점 등의 상호 등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근절하고 우리 이름으로 속히 고쳐야한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곳에는 약 천 년 전에 축조되어, 일제시대까지 청주읍성(邑城)이 위용을 자랑하였다고 한다. 올해는 청주읍성이 일제에 의해 파괴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고,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되살리기 위해 발굴조사와 원형 복원사업을 한다니 반가운 일이다. 성안길은 말 그대로 성(城) 안에 있는 거리이니 읍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공사를 하느라 시민들이 때 이른 무더운 날씨에 무척 불편해 보였다. 특히 상점이나 사무실을 통행하느라 간이다리를 놓고 다니는 것도 보았다. 혹시 손님이 줄지나 않을까? 장사가 덜 되지는 않을까? 우려도 되지만 영향이 없기 바란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말처럼 상점도 행인도 모두 지금 당장은 불편하지만 공사가 끝났을 때의 모습과 발전상을 생생하게 그려보며, 더욱 번창할 청주의 명물, 전국적인 명성을 기약하며 인내와 긍지를 가지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성안길과 이어지는 육거리종합시장도 청주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성안길이 발전하면 전통시장도 함께 번창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며 더욱 활기가 넘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점점 늘어나는 대형마트 때문에 재래시장에 손님이 줄고 매상이 줄어든다니 걱정이다. 언젠가 이기용 충청북도교육감님과 도교육청 직원들이 육거리시장에서 장보기를 하는 매스컴 보도를 보고 큰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시민 모두 대형마트 보다 인정과 덤과 웃음이 가득한 전통적인 재래시장을 많이 찾는 것도 살고 싶은 청주 만들기의 한 방법이지 않을까!

가로수길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청주의 자랑거리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지난 2006년 청주시에서는 시민들의 응모를 통하여 민원인과 홈페이지 설문조사를 통해 직지, 상당산성, 청주가로수길, 고인쇄박물관, 무심천, 용두사지용두사지철당간과 성안길, 우암산, 육거리 시장, 중앙공원,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등 '청주의 자랑 10선'을 선정하여 홍보하고 갖가지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성안길은 용두사지철당간, 육거리시장 등과 더불어 청주의 자랑 중 하나이다. 청남대나 수동 수암골처럼 자랑할 수 있는 명소로 더욱 홍보하여 활성화되도록 시민 전체의 긍지와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김진웅 청주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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