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논란이 있었던 대학의 "반값등록금"에 대해 여론몰이식 언론보도나 시위에 대한 행태를 보면서 대학에 몸담고 있고 국가재정을 총괄연구하는 한국정부회계학회 회장으로서 느낀 소회를 말하고자 한다.

누가 대학생들을 길거리로 내몰았는가? 등록금을 내리느냐 아니냐의 문제보다 본질적인 '탓'에 근거해보면, 불보듯이 뻔한 것을 서로 남의 탓으로 돌리고 이제는 정치권에서 제 성과로 몰아가려고 경쟁하는 이 와중에 많은 대학생들이 기말시험에도 불구하고 길거리로 나간 것이다.

먼저 교과부의 지속가능하지 못하고 임기응변적인 대학정책과 설립인가가 문제이다. 인구변동에 대비한 장기적인 정원조절이나 신규 대학설립인가에 곁들여 나돌았던 검은 소문은 "아니 땐 굴뚝"이었던가요. 이에 편승해 정치인들은 선거공약으로 아무런 분석 검토없이 대학을 유치하겠다고 내세워 지역발전 운운하면서 유치불발로 끝나면서 공치사만 했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신입생 인구감소에 따라 더욱 큰 어려움이 닥쳐 오겠지만 현재도 우리지역에서는 영동대가 천안으로 이전을, 극동정보대가 충주캠퍼스 폐쇄를 결정했고 주성대 서원대가 뒷말들이 많다. 또 적립금이 많아 좋다던 청주대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충청대는 비리연루, 충북대는 예산감축 논란거리가 있었는데, 충북도내에 인구와 대비했을때 이렇게 많은 대학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도 생각해 볼일이다. 그리고 기업들도 맞춤형 교육이 안된다고 하는데 정말로 얼마나 대학의 인재양성을 위해 장학금이나 교육시설지원을 했었던가 다같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


<기업은 인재양성을 위해 대학에 투자해야>


어느 대학은 급여가 높다느니 연수를 해외로 갔느니 또 건축비를 부풀렸다는 나타난 일부 현상을 가지고 본질을 호도하려는 자세는 지양되어야 한다. 저는 대학에 온지 30년이 되었지만 급여 날짜만 되면 우울해지곤 한다, 그럴때마다 친구들이 하는 말 '명예로 사는 거지 뭘그 러느냐'고요. 이번에 졸업하는 저희 학과 4학년생이 연봉 4천만원을 받는다고 해서과감히 저의 6월분 급여를 공개하는데, 지급총액 517만원 소득세 기여금 의료보험 공제액 197만원 실수령액 320만원 아무런 말 못하고 집사람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증권회사 과장, 방송국 기자 10년차 연봉보다도 적은게 교수 30년 지낸 연봉 현실입니다.

이렇게 급량비 13만원 교육지원비 3만원 다 포함해서 소득세 꼬박낸다고 하면 대학에 대해 잘 안다고 하는 사람 왈 '대학은 연구비 있잖아' 라고 하는데, 충북대가 전국에서 제일 급여수준이 꼴찌라서 교수들 불쌍하다고 기성회계에서 600만원 받았는데 이게 대학예산 감축이란 멍에가 된 것입니다. 수업이 적다고요 이번학기 중고등학교 교사보다 더 많은 주당 15시간 강의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국내에서 제일 비싼대학에 자식 둘 졸업시키느라 무이자 대출 55백만원 가진 빚쟁이입니다. 매학기 은행창구에 가서 자식들 등록금 대출구걸하는게대학교수들입니다. 교수 월급 좀 올려준다면 바로 인감도장으로 투표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국가차원대안이 마련되어야>


기획재정부는 매년 최소 3조원이상이 투입되어야 하는 반값등록금에 대해 세원마련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수립되지 않는 한 타 부문 예산에서 쥐어 짜야만 하는 것이 말 그대로 고육지책이다. 재정지원규모와 방식, 재원조달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협의 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세수의 증가나 감세정책의 철회로 발생되는 재정을 쓰면 된다고 하는데 세수 증가로 인한 지방세 보전이나 교부금이 동반 확대되어야 하는 것이고 감세정책의 폐지로 전국의 기업들이나 월급쟁이들은 세금 "봉"이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국세중 일부를 지원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도입하면 되지만 등록금 지원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무상급식으로 인해 낙후된 교실개선사업이 중단되었다는 것과 똑같은 일이 반추되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재정적자는 누가 담당할 것인가? 임시 땜질식이나무대책으로 등록금만 내려주고 빚덩이 나라를 물려주면 이삼십년 뒤 누가 감당할 것인지 묻고 싶다. 정쟁만 일삼는 정치인들의 놀이개 감으로 신성한 대학과 소중한 교육비가 난도질 당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이장희 충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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