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교권이 추락한다.', '교실이 무너진다.' 등의 한숨이 쏟아지고 이런 사례들이 범람하고 있다. 체벌, 학생 인권조례, 교권, 학교폭력 등 걱정스러운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만성이 되어 안전불감증에 빠진 듯하다. 얼마 전부터 모 일간지에 연재되고 있는 기획특집인 '교실이 무너진다'라는 기사를 읽으며 경악을 금치 못했고, 이대로는 안 되겠기에 몇 가지 사례를 보며 함께 고민해 본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수업 시간에 친구와 떠드는 학생을 꾸짖었다가 "씨×", "병신 같은 ×"이라는 욕을 들었고, 체육 시간에 운동장에 하얀 선을 그리자 학생 몇 명이 뒤를 따라오며 선을 지우기에 타이르니 "뭐 어때?"하고 계속 지웠다니 말문이 막힌다. 경기도의 어느 중학교 2학년 교실에서 수업 중 책상 위에 엎드려 자는 학생을 타이르자 몸을 일으키며 "왜 그러는 데? 내가 언제 잤다고? 엎드려 있는 것도 안 되나?"라고 하며 다시 책상에 엎드렸고, 전북의 한 중학교 교사는 1학년 학생이 수업 중에 딴 짓을 하며 떠들자 지적했다가 머리를 세 차례나 맞았으며,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도 최근 잘못한 학생을 지도했다가 "씨×", "니가 뭔데." 등 욕설을 듣는 등 너무나 충격적이다. 또한 경기도 어느 중학교에서 수업 중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이기까지 하는데도 학생인권조례 대문에 소지품 검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니! 소지품 검사를 하려면 학생 동의를 받아야 하니, 위험한 물건을 지참하는 것도 막기가 힘들 정도라고 한다.

지난 토요일 저녁, 장마와 제5호 태풍 '메아리' 소식이 궁금하여 9시 뉴스를 보다가 너무 놀랐다. 태풍과 장마같이 무서운 교실 장면이었다. 공부는 뒷전이고 수업 중에 선생님 몰래 나쁜 행동을 하고, 최신 핸드폰으로 영상통화까지 한다니...... . 선생님이 쳐다보면 책으로 잠깐 가리다가 또 계속하고, 주의를 주어도 듣지도 않는다. 이런 일부 학생들 인권만 중요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학업에 열중하는 다수의 학습권은 누가 보호하고 보상해야 할까? 제발 도착(倒錯)현상 같은 것은 없기를 바란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나!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해법을 고심해 본다.

이대로는 안 된다. '교실이 무너진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통제 불능에 빠진 수업시간을 하루속히 바로 잡아야 한다.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잠잔다고 하고, 학교에서는 체벌이고 학원에서는 아니라니! 간접 체벌조차 못하고 교실 붕괴를 방치하고 포기하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이런 병폐가 다행히도 아직은 일부에서 소수의 일이지만, 지난 해 무서웠던 구제역처럼 전국을 강타하고 우리 고장까지 전염되기 전에 등교하면 휴대전화를 보관하였다가 하교 시에 주는 등 단호한 대처를 해야 한다.

나라의 미래는 교육과 청소년들에 달려 있다. 교권 회복과 건강하고 바람직한 학교 분위기 조성을 위해 교육당국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하고, 교직원들과 학부모를 비롯한 온 국민들의 심각한 고민과 관심과 대처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교육백년대계'라는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이만큼 잘 살고 있는 것도 교육의 힘이었듯이,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가 전쟁 같은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고 더욱 강한 나라로 발전하려면 교육을 바로 세우지 않고는 아무 것도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김진웅 청주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