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건 불행이다. 만나고 싶어도 1년 중 7월 7일 딱 한 번 만나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견우와 직녀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없어 평생 한이 되는 사람이 많다. 남북한 이산가족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그런가하면 지금 아무 때고 만날 수 있으니까 영원히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만남이 귀한 줄을 모른다.

지금 우리사회는 '왕따'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만남의 고귀함을 모르는데서 야기된 사회적 병폐의 한 양상이다. 2011년 7월 6일 수요일 주요일간지에, 강화도 해병대 김모상병의 동료 장병에 대한 총기난사 사건을 많게는 2쪽에 걸쳐 대서특필했다. 난사한 이유는 구타와 해병대 특유의 왕따문화인 '기수열외'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고 한다. 김 모 상병을 '왕따화'한 주도자는 'ㄱㅅㅎ(21세)일병'이라고 한다. 졸병이 상급자를 왕따시키는 자체가 하극상이다. 자신이 귀중한 만큼 상대방도 귀중한 존재이다. "역지사지"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기수열외자'에게 '○해병님' 대신에 '저기요'라고 한다고 한다. '기수열외자'는 '[당신은] 적이요'로 알아듣고, 자기를 적(敵)으로 간주하는 상대를 향해 본능적으로 자기방어 차원에서 총을 난사했나보다. 안타까워 뇌까려보는 넋두리다. "자비존인(自卑存人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인다)이다. 애타심(愛他心)을 구비하지 않는 한 'ㄱㅅㅎ일병'과 김모상병은 간헐적 지속적으로 배출될 것이다.

난사를 가한 김모 상병(19세)은 신병훈련소에서 성격장애 및 정신분열증 판정을 받았다한다. 내무반원들이 그를 온정으로 대했다면 김모상병의 정서적 장애도 점진적으로 치유됐을 것이다.전우는 한 솥밥 먹는 의형제다. 군대는 지위에 의해 군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국방의무를 수행해야하는 특수 단체이다. 'ㄱㅅㅎ일병'은 김모상병보다 계급은 낮지만 연장자로서, 김모상병이 군대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공적으로는 상급자에 대한 예우를, 사적으로는 형제의 우애를 유지했어야했다. 김모상병은 "기수열외"'라는 극단적 대우를 당하더라도 군복무를 마친 후, 전개될 영광된 인생을 위해, 분노와 증오심, 원한과 보복심을 승화했어야했다. "장유유서", "상경하애", "상명하복(上命下服)"은 효율적인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필요부가결한 요건이다. 모든 군국 장병들은 군복무 기간을 심신 수양의 호기로 삼아야한다.

인류사회에 공리공익을 위해 호연지기와 '산해기(山海氣)'를 연마하기에 겨를이 없거늘, 동료를 소외고립시키는데 젊음의 정열을 소모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아깝지 않은가. 원수와도 악수하고 적과도 대화할 수 있는 포용력과 여유심을 다듬자. '사기, 자객열전'에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기쁘게해주는 사람을 위해 얼굴 단장을 한다."고 했다. 아부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심을 강조한 말이다. 자신이 남을 사랑하는 만큼 남도 자기를 사랑해준다. 만사통달의 대장부의 기상을 발휘하자. '왕따'를 조장하는 풍조는 개인과 국가의 발전과 인화단결을 저해한다. '맹자'에 "지리적인 유리함이 인화단결만 같지 못하다"라 했다. 무적강병은 군기와 인화에서 나온다. 이 기회에 '해병대 특유의 따돌림 문화'를 '해병대 특유의 화합문화'로 전환하라.




/이상주 중원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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