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대리전' 양상..상호비방 난무

한나라당이 시도당위원장 선출을 놓고 막판까지내부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와 당 지도부의 '합의추대 권고'에도 불구, 일부 지역에서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인 데다 후보간 상호비방까지 난무하는 등 과열양상이다.

특히 경북, 부산의 경우 경선기간 이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와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인사가 맞붙어 '이-박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이제 막 아물기 시작한 경선 후유증을 다시 도지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북도당위원장에 도전한 재선의 이인기 의원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오 최고위원이 직접 나서 당원협의회 위원장, 시장, 군수 등에게 줄세우기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해당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지역에는 당초 '친이(親李)계' 이병석 의원이 단독추대를 기대하고 도전장을냈으나 뜻을 접었고 대신 3선의 김광원 의원이 나서자 '친박(親朴)계' 이인기 의원이 맞불을 놓고 나서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

앞서 경기도당 위원장 자리를 놓고 이 후보측 남경필 의원과 맞붙어 경선 끝에 패배한 박 전 대표측 이규택 의원도 경선 직전 "이재오 최고위원이 도당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재오 최고위원측은 "시도당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선은 지방에서 알아서 할 일인데 중앙에서 무슨 줄세우기를 하고 조직적으로 개입하느냐"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처럼 시도당 위원장 선출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대선후보 경선 이후 '승자의 몫'을 차지하려는 이 후보측과 '패자의 지분'을 요구하는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의 '이해상충' 때문이라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 부산에서는 안경률 의원과 엄호성 의원, 충남에서는 홍문표 의원과 이진구의원이 각각 '이-박 대리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전남도당과 충북도당 위원장도 합의추대는 사실상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전국 5개 시도당에서 경선이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기한인 19일까지 순조롭게 타협이 되길 바랐으나 일부지역에서 합의가 안돼 경선 이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측은 서울(공성진 의원), 경기(남경필 의원), 울산(윤두환 의원), 광주(안재홍 당협위원장) 지역에서, 박 전 대표측은 대구(박종근 의원), 대전(이재선 당협위원장), 경남(김기춘 의원), 강원(심재엽 의원), 전북(김경안 당협위원장) 지역에서 시도당 위원장직을 각각 차지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