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에 고교 동기동창.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해 남부럽지 않은 길을 걸은 두 사람. 그러나 한 사람은 일찍 관선과 민선 합해 기초단체장을 4번 지낸뒤 충주에서 금배지를 두 번 달고 도백으로 유턴, 한사람은 그 후임으로 국회의원을 물려받은 흔하지 않은 인연. 바로 작금 갈등의 대척점에 서있는 이시종과 윤진식, 윤진식과 이시종 이야기이다.

집권여당 국회의원과 야당 도백이라는 얼핏 보기에 상극 같은 정치적 환경에 놓여있긴 하지만 두 사람은 충주가 연고라는 원죄(?)로 콜래보레이션(협업)이 누구보다 요구되는 처지이기도 하다.


-현안갈등 지속 보기 안좋아


그런데 이 두사람의 냉랭한 관계로 지역에서 걱정이 많다. 아무리 관료의 걸어온 길이 다르고 당적이행보를 제한한다 하더라도 과한 것 같다.

이시종과 윤진식의 근본 갈등은 겉으로는 넘치는 '고향사랑'이다.그러나 속내는그곳의 이니셔티브 다툼이라 보여진다. 경제자유구역의 충주 포함여부를 놓고 불편했던 두 사람이 '先단선 後복선(이)'-'先복선착공(윤)' 주장이 상충하는 중부내륙철도를 놓고 정점으로 치닫더니 충주대와 철도대의 통합 을 놓고 마침내 임계점을 넘을 태세이다.한쪽은 처음부터 통합을 주도한 입장이고 다른쪽은 공약으로 내걸은 상황이지만 전체의 틀을 볼 때 무조건 찬성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적대적 m&a'로 충주가 쪼그라드는 것을 뻔히 알면서 찬성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지사의 관점이다. 반면 "그렇다면 왜통합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발목을 잡느냐"는 게 윤의원의 시각인 것이다.윤의원 뿔이 날만은 하다.그러다 더 참을 수가 없었나 보다. 며칠전 그는 충주시민의 날 행사에서 이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시 승격 55주년을 맞았지만 그동안 충주의 지도자들은 이곳 발전을 위해 해놓은 게 무엇이냐"는 날선 비판을 시민들앞에서 ,그리고 동창생지사를 세워놓은 채 그랬다. 그 '무능한' 충주지도자가 누굴 지목하는지는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는 것. 당시 사진에 잡힌 이지사의 표정은 석고상처럼 굳어있었다. 17년간 충주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고 자부하는 그의 심사가 뒤틀린 것은 당연하고 속으로 참을 인(忍)자 세 번을 새겻을 것이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1년남짓 동안의 활약이 나의 17년을 뛰어넘는다고 하니 어이없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고향앞에 두사람서로 보듬길


아직 충주대 문제가 현재진행형이니 만큼 더한 감정의 폭발이 일어날 개연성이 없는 게 아니지만그런 상황을 만들지는않을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논란의 종착점은 '지역발전'이라는 공통분모라는 것이다. 방법은 달라도 내방식이 더 고향을 생각한다는 논리의 발현이 곧 두 사람의 대립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고 훗날을 도모하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을 지금 양인이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충주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아마도 안타까움속에 두사람의 '지분'을 인정해도 지역 분할과 갈등 조장의 폐해가 더 크기에 어떻게해서든 봉합이 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러면 누군가가 나서 치킨게임 양상의 비화를 막아야 한다. 충주사람이든 아니면 청주에서든 균형의 추를 유지할 수 있는 중매쟁이를 찾기가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다.양인의 갈등은 그들만의 국한이 아니라 좁게는 충주, 나가서는 충북도 전체의 뇌관이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양인도 큰 정치를 표방했으면 한다. 윤의원은 다른 정치인 홈페이지와 달리 '윤진식의 '힘이라는 링크 사이트가 있을 정도로 대통령 측근, 집권당의 파워를 내세워 일을 많이하고 있다. 이를 인정하지만 절충과 타협의 능란함도 지도자 덕목의 하나이다. 이지사 역시 공교롭게 충주에 현안 집중이 됐다고는 하지만 고향에만 '올인' 하는 것 처럼 비쳐지고 있는 데 따른 다른 지역의 불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즉 '충주도지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지는 것이 이긴다는 말도 있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고도 한다. 지금 그 누군들 두 사람의 고향사랑을 모르겠는가.빨리 화합의 막걸리잔을 든 모습을 보고싶다.



/이정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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