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3월 30일

청주의 모여고 3학년 여학생이 간경화로 사경을 헤매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이식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여학생은 아버지가 간 경화 말기로 간 이식 수술만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하지 않고 수술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부모로 부터 받은 몸 다시 부모에게 돌려 드리는 심정으로 이식 수술을 결심했다니 정말 대견스럽다.

고 3은 흔히 수험생이라고 하여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이다. 대학을 진학하느냐 못하느냐의 갈림길이기 때문이다. 이 중요한 시기, 중환자실에서 몇주를 입원해야 하는 대수술을 선뜻 결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자신의 간 70%를 떼어내야 하는 수술이며 한동안은 정상적인 학교 생활도 어려울 것이 뻔한데도 아버지를 살려야 겠다는 일념으로 결심했다니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평소 착하고 조용한 성격의 이 학생은 2006년 교내 환경지킴이 최우수상을 2차례나 수상한 것을 비롯, 제40회 대한적십자사 총재기 차지 충북 응급처치법 경연대회에서 우수상과 청소년적십자(rcy) 사회봉사 부문 표창도 받았다고 한다.

봉사 정신이 강한 학생이므로 수술도 선뜻 결심했을 것이다.

이식 수술도 어려운 판에 수술비 걱정까지 해야 하는 불우한 가정 형편이란다. 진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아버지는 병세가 악화 되어 한동안 농사일도 못했으며 이 때문에 5000만원이나 드는 수술비 마련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교직원들이 자발적인 모금운동도 벌이고 있으나 수술비 마련은 턱없을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전남 순천의 고2 남학생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간 이식 수술을 했다.

b형 간염을 앓아오던 어머니가 간경화 말기로 오직 수술만이 어머니를 살릴 수 있다는 진단에 막내인 16세 고2 학생이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이 학생도 70%의 간을 떼어 어머니에게 이식했으며 이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앓아 60㎏이던 몸무게가 48㎏으로 줄어드는 등 고통을 겼었으나 지금은 정상의 몸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자식이 부모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도 발생하는 시대이지만 아직은 우리 사회에 가족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보여주는 흐뭇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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