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의 성격유형을 구분할 때 크게 2부류로 구분한다. 하나는 햄릿처럼 걱정을 태산같이 하며 사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돈키호테처럼 엉뚱하고, 황당하며 일을 저지르며 사는 사람이다. 그런데 요즈음의 세상은 그 중 햄릿같이 걱정 많은 사람에 대해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염려스러워 한다. 너무 비판적이거나, 비관적이라고 싫어한다. 그러나 되짚어보면 걱정하고 골똘하는 것은 그 만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바른 대안을 찾기 위한 과정임을 명심해야 한다. 가끔 씩 걱정 많은 분들께 '당신이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이시냐'고 염려 내려놓으라고 농담을 한다. 그러면서 나도 어느새 이것저것 염려에 빠져 '독수리 5형제'가 되어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풍년이 거듭되어 쌀이 남아돈다고 특히 벼농사는 경작을 줄이도록 유도하였다. fta로 수출을 많이 하기 위해 '생명농업'은 포기하고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과 lcd, 휴대폰만 많이 수출하면 된다고 거품을 물어 왔다. 알고 보면 수출이 늘면 늘수록 원천기술을 가진 일본만을 자동으로 배불려 주는 것이건만, 수출이 세계 9위에 올랐다고 축배를 들어 부딪치며 탄성과 환호를 질러댔다.

그런데 웬일인지 쌀 비축량에 비상이 생겼다는 뉴스가 떴다. 급히 클릭해 읽어 보니, 지난해 흉년 때문에 방출량이 늘어 공공비축쌀이 40%로 감소했다 한다. 대북 쌀 지원도 없는데 쌀 가격 안정화를 위해 방출하다 보니 어느새 재고량이 확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올해도 쭉정이 볍씨파동과 심상치 않은 장마 때문에 흉년농사가 예상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풍년농사에, 수출논리에 빠져 농업을 '하바리' 취급을 해왔다. 선지자들이 식량의 무기화를 염려해 외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생명농업을 내팽개쳐 왔다. 식량파동이 오면 쌀과 먹거리 문제는 심상치 않은 문제다. 혹 고향에 농토거리라도 있다면 걱정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세상에는 땅을 가진 사람보다 못가진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국정부와 경제론자들은 수출과 기업만 걱정을 한다. 여전히 fta만이 살길이고 최고라고 외치며,모든 것들이 다 재벌 대기업을 위한 경제정책들 뿐이다.

7월 1일부터 한-eu fta가 발효되었다. 자동차를 더 많이 수출할 거라고 주장하더니, 축산물과 유럽의 자동차들이 보다 싼 가격으로 밀려들어 온단다. 그 유명한 고급차들을 좀 더 싸게 탈수 있을 테니 기대감이 없지 않으나, 그 차를 탈 수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서민이 아니라 수천만원 질러대는데 걱정없는 부자, 수십억짜리 아파트 사는 서울사람, 그들 자식들뿐이다. 언감생심 서민, 중소기업 월급장이, 취직걱정, 등록금 걱정해야하는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말도 꺼내보지 못할 일이다.

오히려 문제는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애국심 높은 우리 국민들에게 고급화전략으로 계속 올려대는 자동차 값으로 자유무역혜택은커녕 더 봉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핑계는 언제나 국제 원자재가 상승과 원유가 인상인데, 문제는 억지로 떠받치는 수출증대를 위한원화절하정책으로 대기업만 흑자에 돈이 넘쳐나 비대화되지만, 서민들은 비정규직에 평균국민소득에 턱없이 못 미치는 가계소득으로 저소득 악순환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집을 장만하느라 빚을 져야하고 자녀들 교육시키느라 쇠빠지게 벌어야 하는 '워킹푸어', 일해 벌어도 가난해지고, 벌어도 벌어도 끝이없는 일중독증에 걸려버리는 것이다. 한-eu fta의 또 걸 문제점은 재래시장 골목상권, 소형슈퍼를 살리기 위한 대형매장규제법인 ssm법도 자동무효화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진행 중에 있는 한-미 fta는 또 어떠한가.

소고기, 자동차, 금융은 물론 우리의 주권조차 다 무너뜨릴 판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어느 국민을 위한 정권인가. 위정자, 지식인, 상류계층들이 과연 대한민국의 기준과 가치에 대해 바로 가지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대한민국은 바뀌어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는 분명 구조개혁되어야 한다. 새삼 민주공화국으로 건설되어야 한다.



/정지성 문화사랑모임 대표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