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자유무역협정)가 지난 1일부터 발효됨에 따라 충북도의 농·축산업 기반이 벼랑 끝에 놓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다.

축산농가들이 구제역 파동, 사료값 상승 등 생산비 인상에 따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미 소비 패턴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축산위기가 가시화 되고 있는 형국이다.


-fta 피해 축산업 '최고'

fta 협상에서 항상 화두가 되는 것은 농업이다. 농업 가운데서도 축산업이 가장 피해가 큰 부문이다.

검역을 이유로 쇠고기, 돼지고기, 낙농품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고 관세율도 낮기 때문이다.

한·eu fta로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는 발효 15년차까지 충북도내 농산물 생산 감소 총액은 최고 166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충북도는 fta가 발효됨에 따라 도내 농산물 생산 감소액은 점차 증가해 5년차에 67억 원, 10년차엔 126억 원, 15년차엔 166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발효 15년차 축산부문 도내 생산 감소액은 돼지고기 62억 원, 닭고기 15억 원, 낙농제품 31억 원, 쇠고기 25억 원 등으로 추정됐다.

전체 농산물 생산 감소액 중 축산이 80.1%를 차지, 축산분야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값싼 수입산 축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대형마트에서는 품절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축산물 수입장벽이 무너지면서 대형마트에서는 프랑스산과 캐나다산, 미국산, 네덜란드산 등 저가의 수입산 돼지고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청주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지난 1일부터 100g당 1180원에 판매되고 있는 네덜란드산 돼지고기의 하루 한정 물량 150kg이 모두 조기 품절됐다.

이처럼 수입 돼지고기 판매가 급증한 것은 피서철이 다가오면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100g에 1000원 이상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산지 소값 폭락에도 소비는 둔화돼 축산농가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구제역 파동 이후 소 값이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하락했지만 소비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데다 미국산, 호주산에 이어 캐나다산마저 연내 수입이 재개될 것으로 보여 축산농가의 주름이 늘고 있다.

충북도내 한우 사육 마리 수는 2009년 15만8000마리, 2010년 19만 8000마리, 2011년 현재 20만6000마리로 증가 추세다.

반면 산지 소 값은 600㎏ 수소 기준으로 2009년 578만9000원, 2010년 533만7000원, 올 6월 현재 364만3000원으로 급감했다. 사료가격도 25㎏당 2010년 말 1만1875원이던 것이 올 3월 1만2857원, 6월 1만3757원으로 상승해 축산농가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어려움 시점에서 축산농가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다.



-축산물품질 향상 힘써야


충북도는 eu와의 fta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선 축산물 품질 향상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축산·과수업 등의 환경 개선, 유통 개선, 시설 현대화를 통해 축산물·과일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단계에 걸쳐 취약분야 지원을 늘린다는 것이다.

축산농가도 개방을 피해의식으로만 보지 말고 세계시장을 향한 적극 대응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한·eu fta 발효로 축산농가들이 급변하는 유통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판매가격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친환경 고품질의 안전 축산물 생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능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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