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전원 UNESCO 충청북도협회장·전 청주교육장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임을 자랑하며 문화의 독창성과 은근과 끈기, 민족성에 효경의 인간애를 긍지 삼아 협동 단결로 미래를 보장받은 것이 불과 얼마 전이었는데, 부지불식간에 우리나라도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면서 깊은 우려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준비에 바쁜 상황이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단일민족을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어려운 역경을 겪어왔지만, 시대변화의 흐름에는 어쩔 수 없이 동화될 수밖에 없었나보다.

쇄국정책이 풀리고, 외세에 의해 문화가 바뀌고, 국내외 전쟁과 국가발전을 위한 해외로의 진출과 유입, 세계화로 촉진되는 인적 물적 교류, 그리고 국제결혼 등이 이런 상황을 더 부추기게 했는지도 모른다.

국내에서 함께 생활하는 타인종의 외국인보다도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수가 훨씬 더 많은 것을 생각한다면, 단일민족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어서 그런 것이지 사실은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수용한 백만 명이 넘는 국내 거주 외국인과 세계화에 앞장선 이백만 명이 넘는 해외동포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 놓은 결과이므로 억지로 쓸어 담으려 노력하기보다는 그 중심에 우리 문화가 우뚝 자리 잡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이 이미 그 좋은 선례를 남겨 놓았을 때 우리는 그들을 여러 가지로 흠 잡으며 비난했었는데, 이제 우리 앞에서 그런 일들이 전개되고 있으니 이를 어쩌겠는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수용해 확 열어놓고, 우리 상황에서 우리 중심으로 발전시켜나가도록 노력하고 있음은 정말 잘하는 일이라 사료된다.

우리가 세계의 모든 국가들을 다 모르듯이 외국인들도 우리를 모르는 경우가 그보다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외국에 나가서 안정된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처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그 정착에 상당한 고통을 겪고 있다.

서로 다른 기후와 환경, 문화와 풍습, 언어와 행동, 피부색과 생김새, 음식과 복식, 건강과 위생 등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을 이해하고, 하루라도 빨리 우리와 함께 스스럼없이 어울려 살아 갈 수 있도록 돕는데 관심 기울여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을 국제화 시대의 주역으로 길러야한다며 초등학교부터 국제이해 교육을 실시하면서 해외로 진출할 꿈을 키워오면서도 우리와 함께 살아보겠다고 찾아오는 해외동포나 외국인에 대한 수용태세가 매우 미흡했던 것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적합하다는 말처럼, 교육인적자원부를 중심으로 각계각층에서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으로 다문화 수용 관련 대책을 다양하게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으니 정말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국제결혼과 외국인 근로자 등의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한 우리 문화 적응 교육, 우리말과 글 사용법 익히기, 그 가정의 자녀를 위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 자매결연을 통한 정서적 안정화 노력, 자치단체별 지원 프로그램 활성화, 교육과정에 타문화 편견 극복 단원 개설, 단위학교 중심의 특별 적응교육 과정 운영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그것들이다.

물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이전의 단계로 불법체류로 인한 문제도 적지 않지만, 학습결손이나 편견과 차별 등으로 인한 여러 가지 부적응 상황에 대해서도 전문 상담사나 도우미를 활용하여 갈등해소와 문제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제성 인물을 선도하는 것 이상의 협조와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교육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며 가깝고도 먼 미래를 위한 계획이요, 실천임을 믿는다면 변화하는 국제정치와 세계경제 속의 한국의 위상을 가늠하면서 세계 속의 한국과 함께 한국 속의 세계를 돌아보고, 평화와 번영이 약속될 수 있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새로운 교육 실천으로 다인종 다문화 사회가 하루빨리 정착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전원 unesco 충청북도협회장&amp;amp;amp;amp;middot;전 청주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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