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孫측 "중진도 문제 인식"..鄭측 "중진이 중심 잡아야"
김근태.문희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고문은 19일 오전 조찬회동을 갖고 동원.조직경선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손학규 후보측 김부겸 의원 등이 잠시 참석해 최근 제기된 후보사퇴설이 사실무근임을 해명하면서 경선 상황과 관련, 중진들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알려졌다.
이에 앞서 18일 저녁에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문희상 정세균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미경 당 최고위원, 유인태.원혜영 의원 등 당 중진들이 긴급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대선후보 경선이 동원.조직선거 논란으로 후보간 갈등이 빚어지는 등 구태 정치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조만간 다시 모여 진전된 입장을 내놓기로 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중진의원들이 이처럼 말문을 연 것은 경선과정의 파열음에 대해 단순한 경고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중립지대에 있겠다는 원칙론을 깨고 특정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진 회동의 한 참석자는 "지금 진행되는 경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공론화하면서 29~30일 광주.전남 경선에도 시그널을 전달하려는 취지가 있다"며 중진의 역할론을 피력하면서 "나아가 개별 중진들이 특정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중진 회동은 최근 동원.조직선거 양상에 대한 손학규 이해찬 후보측의 강한 반발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중진들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한 의원은 "손, 이 양 캠프가 경선이 이 상태로 진행되면 일찍 파장하고 후보가 사퇴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중진들을 압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 후보와 달리 손 후보측은 이대로 가다가 '드롭(중도포기)'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식으로까지 강하게 문제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중진회동 사실이 알려진 뒤 신당의 세 후보는 회동의 정치적인 함의를 놓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며 '편가르기' 논란을 벌였다.
특히 전날 중진 회동에서 한 참석자가 "특정 대선후보가 일부 의원그룹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당권을 약속했다"는 내용의 '당권거래설'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후보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중진모임측 인사는 "김한길 의원 그룹이 최근 정 후보를 지지하는 과정에서 당권을 보장받았다는 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당권거래는 80년.90년대 얘기 아닌가. 21세에 들어와서도 그런 구태를 하면 어떻게 하는가"라고 말했고, 손 후보측 의원도 "특정 의원그룹의 대표격 의원이 손 후보와 정 후보 양쪽을 오가며 당권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한게 맞다"면서 "우리는 그냥 돌려보냈는데 정 후보는 도와주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 후보는 "그런 것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매터도"라며 "친노,반노 하더니 이제는 친dy(정동영 후보 이니셜), 반dy인가. 편가르기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또 친노(親盧) 인사들은 중진 회동이 사실상 '반(反) 정동영 연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측 친노직계 의원은 "정동영 후보로는 대선에서 필패한다. 중진 의원들도 손, 이 후보의 대결구도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경선 과정에서 당과 중진들이 무게중심을 잡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대철 전 고문측은 "중립을 지키며 경선과정에서 특정후보 지지를 하지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고, 김근태 전 의장측도 "김 전 의장이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충청일보
news@ccdail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