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음식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아마도 이른바 영양탕, 삼계탕, 염소탕 등 일 것이다. 그러나 '옻의 효능'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사람들은 '옻닭'과 '옻오리'가 여름철 보양식 중에서 최고의 보양식이라고 극찬을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여름철에는 보통 냉한 음식을 많이 먹게 되고, 신체의 노출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면 몸의 열이 발산되어 신체 내부는 냉하게 되어 오장육부의 기능이 저하된다. 이러한 신체적인 변화를 바로 '옻'이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근거를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옻의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매우며 독이 있다. 그리고 어혈, 산후통, 적취해소 등에 효과가 있으며, 소장을 잘 통하게 한다고 적혀 있다. 이렇듯 적지 않은 효능을 지녔음에도 '옻'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옻오름(옻 알러지)'를 생각하면서 거부감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옻닭이나 옻오리 요리할 때 옻나무를 직접 넣지 않고, 옻나무에서 옻오름을 일으키는 성분을 제거하여 만든 옻물이나 옻티백을 넣으면 안전하다.

현대과학에서도 '옻의 신비'를 밝혀내기 시작했다. 요즘 발표된 각종 연구논문에 의하면 옻이 함암, 항산화, 항균활성, 숙취해소 및 위염억제효과, 아토피 예방효과, 항당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이러한 옻의 효능을 이용한 각종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옻을 이용한 비누와 화장품, 세제용품, 건강기능식품, 제과제빵 등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의약, 의료기기와 각종 공산품에도 옻의 활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이 천연물질인 '옻'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인 옻칠과 옻닭, 옻오리 수준에 머물지 않고, 현대과학에서는 새로운 '바이오 신소재'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지속적인 옻의 연구와 산업화를 위해 대학,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많은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옻의 대중화와 산업화에 가장 선두주자로 나선 지역이 바로 옥천이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2005년 '옻산업특구'로 지정 받았으나, 그 동안 옻산업 육성 방향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아 침체를 면치 못해 왔다. 그러나 충북도립대학이 지식경제부의 2010년 지역연고육성사업(RIS)으로 '옥천참옻 라이프케어 육성사업'을 주관하면서부터 옥천의 옻산업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업 1차년도인 지난해에는 20여종이 넘는 새로운 옻제품이 개발됐고, 각종 지적재산권을 확보함으로써 옥천 옻산업이 발전과 도약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요즘 옻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옥천의 옻산업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강원도 원주시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의 향토산업육성사업으로 '원주 옻산업 명품화 사업'을 추진한다. 또 전남 장흥군에서는 목표대학교를 중심으로 '황칠소재산업 가치사슬 연계강화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했다. 이와 같이 옻산업을 놓고 지역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어 잠시도 한눈팔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러한 경쟁은 각 지역의 옻산업이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므로, 지역간 상호협력을 통해 상생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옥천 옻산업이 한발 앞서가기 위해 충북도립대학 루즈벨트RIS사업단에서 '제1회 옥천 옻산업 박람회'를 2011년 10월 26일부터 30일까지 옥천체육센터에서 개최한다. 충북도와 옥천군을 비롯하여 전국민의 전폭적인 성원이 박람회의 성공을 가름한다. 이 박람회를 통해 참옻의 신비를 밝혀내고 대중화를 도모하면서, 옥천이 옻의 개발 및 유통의 거점화가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박람회 관람객을 지역관광과 연계함으로써 새로운 지역관광 패러다임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진경수 충북도립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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