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는 20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유럽연합(eu)의 역할과 관련, "유럽 국가들이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데 협조해주면 한반도 통일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세계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독일을 위시해 북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몇 개 나라들이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eu 소속 국가들이 북한 핵 폐기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날 일문일답에 앞서 20여 분간의 영어 연설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 미국간 '삼각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또 통역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단어를 즉석에서 정정하는가 하면, 한 질문자가 "이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영어로 "thank you(고맙다)"라고 사례하는 등 전문경영인으로 세계를 누비며 쌓아온 '실전 영어'를 뽐내기도 했다.

행사에는 칼 요한 하그만 회장을 비롯한 eucck 관계자들과 eu 소속국 주한 대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다음은 eucck 회원들과의 일문일답.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노조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건가.

▲한국에서 노사 문화가 정착되는 역사가 매우 짧았다. 1988년 이후 우리나라 노동문제가 본격 시작됐으나 오늘까지 노사문화가 안정되지 않고 있다. 차기 정권은우선적으로 기초질서를 확립하고 노사 문화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정착시키는 일을 최우선시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가 외국기업과 한국기업들이 가장 비즈니스 하기 좋은 나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은 특히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 유지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브릭스 나라들이 도전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좋은 기회도 될 수 있다. 브릭스의 좋은 시장을 보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된다고 할 수 있고 한편으로 이를 도전으로받아들여서 대한민국 정부, 기업, 노동자 모두가 다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

--eu가 한국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가.

▲가장 큰 문제는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 것이다. 6자 회담과 미국-북한의 양자협상을 통해 핵 포기 문제가 1단계, 2단계 진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국가들 중에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전통적으로 맺어온 나라들이 있다. 독일을 위시해 북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몇 개 나라들이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유럽 국가들이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데 협조해주면 한반도 통일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세계경제에도 기여할 기회가 될 것이고, 경제적으로도 유럽국가들이 한반도에서 함께 할 기회가 될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했을 경우 유럽국가들이 임금이 싸고 노동자의 질도 비교적 좋은 북한에 투자를 많이 해주면 좋겠다.

--선진국 의료서비스를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의료 시장을 개방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의약품 개방은 한국 제약회사를 보호하는 문제와 국민에게 좋은 약품을 제공하는 문제, 양자의 우선 순위 선택에 달려있다. 이제까지는 산업 보호를 중심으로 됐지만 앞으로는 우리 소득도 2만불, 3만불로 가는 선진국에 진입했기 때문에 산업보호보다 국민의 건강을 위한 정책을 더 우선시해야 될 때가 됐다. 그래서 정책의 속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는 차이가 있겠지만 의료 개방을 통해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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