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6일 충주시장 재선거가 치러진다.80여 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충주시장 재선거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볼때 광역단체장, 국회의원 선거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오는 2012년 4월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도내 북부권의 민심(民心)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충북지역을 대표하는 거물정치인인 한나라당 윤진식 국회의원과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의 결정판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사실, 오래전부터 지역사회 내에서 '이시종·윤진식' 이야기는 도민들 사이에서 단골메뉴일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충주대·철도대 통합 갈등


올 들어 충주지역 사회는 충주대·철도대 통합을 놓고 통합 찬성측과 통합 반대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면에서는 이시종 충북지사와 윤진식 국회의원 간 반목과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충주대·철도대 통합 문제는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 소지가 다분하다.

현재 충주시와 충북도가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한 상황에서 지역 정치권이 통합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충주대-철도대 통합을 놓고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대목이다.

가뜩이나 국립대 통합문제가 정쟁(政爭)으로 비화된 상황에서 10·26 충주시장 재선거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012·2014년 전초전


지난해 7·28 재보선을 통해 당선된 한나라당 윤진식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상대적 열세지역이었던 충청권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윤 의원은 당선 후 곧바로 충주지역 분위기를 바꾸기 시작했다. 중·대형 기업유치에 앞장섰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데 총대를 매기도 했다.

민선 4기부터 추진된 충북 경제자유구역(FEZ)에 충주가 포함될 경우 청주·청원권이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윤 의원은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이 결과 현재는 오송·오창 중심의 충북 FEZ가 충주 중심의 FEZ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윤 의원이 이처럼 단기간 내에 많은 성과를 내려고 했던 것은 누가 보아도 2012년 4월 총선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시종 충북지사 역시 충주에 대한 애착을 보여왔다. 기존 청주·청원 중심의 행정이 도내 북부권에도 고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이 지사 역시 오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도민의 재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주를 중심으로 하는 도내 북부권의 전폭적인 지지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 화합의 선거돼야


'재보선의 도시'로 전락한 충주가 재도약하기 위해 이번 10·26 만큼은 '화합의 장'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충주가 '이시종 사람'과 '윤진식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도 이전투구를 자제해야 한다.

정당과 철학, 세계관의 차이를 확인시켜주는 선거가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누가 더 합당하고, 누가 더 추진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선거 다운 선거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충주는 한나라당 당원이면서 민주당 같은 공약을 내걸고, 민주당 당원이면서 한나라당 정책에 동조할 수 있는 새로운 마인드를 가진 지도자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동민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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