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움직임 있다" 孫.李 "사실무근"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孫鶴圭) 후보의 경선일정 불참 파동 속에서 손학규, 이해찬(李海瓚) 후보간의 짝짓기를 의미하는 '孫.李 연대론'이 논란 거리로 떠올랐다.

발단은 정동영(鄭東泳)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이 "이번 파동의 이면에 '손-이 연대'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부터다.

손 후보와 이 후보가 선두주자인 정 후보를 공동 견제하는 차원에서 '호남후보 배제론'을 고리로 손을 잡고 있고 후보 단일화도 모색하고 있다는 게 연대론의 골자다. 정 후보측은 그 근거로 이해찬 후보측 유시민 선대본부장의 '孫.李 단일화' 가능성 언급과 금주초 손 후보측 김부겸, 이 후보측 이광재 의원의 만남을 거론했다. 실제로 초반 4연전 이후 양쪽 캠프 주변에서 반정(反鄭) 연대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후보를 돕고 있는 이광재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정 후보에 대해서는 역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고 전제하고 "호남에다 수도권, 충청도를 '플러스 알파'해야 승산이 있다"며 "손.이 후보의 경쟁구도로 가야하며 정 후보로 가면 결코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호남출신의 정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면 전국 정당이 아니라 '지역당'이 되고, 이 경우 한나라당의 '호남 고립화' 전략 앞에서 무력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호남 외의 지역 출신인 손 후보나 이 후보가 나서야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손 후보측의 한 의원도 "정 후보로 가서는 전국 정당화 실현이 어렵고 대선에서필패할 수 밖에 없다는 여론이 당내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연대론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무엇보다도 손 후보는 비노(非盧)성향, 이 후보는 친노 성향의 지지기반을 둔 이질적 그룹이어서 '조합'을 이뤄내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경선과정에서 서로를 향해 대립각을 세워온 두 후보가 반정(反鄭)을 기치로 뭉친다고 하더라도 표심이 그대로 따라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연대의 궁극적 형태인 후보 단일화는 서로의 정치적 이해와 목적의식이 다른 상황에서 더더욱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양쪽 캠프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연대론은 실제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기 보다는 선두주자인 정 후보에 대한 '역풍'을 조성하려는 전략을 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역으로 정 후보측이 이날 연대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은 이 같은 반정(反鄭)흐름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가 짙다.

손 후보와 이 후보측은 정 후보측의 연대론 제기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 "지역주의를 선동하고 있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손 후보측 김부겸 선대본부 부본부장은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것"이라고 일축했고, 우상호 대변인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지금 세 후보는 중도사퇴 없이 끝까지 가야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측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은 "29일 광주.전남 경선을 앞두고 있지도 않은 이-손 연대설을 퍼뜨리고 있다"며 "지역주의를 선동하는 정동영 후보 측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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