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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에서 약 사는 시대
조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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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8.07  17: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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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부작용이 적은 일반의약품을 약국 이외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약사법을 고쳐 입법 예고했다. 이를 두고 약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의약품이 슈퍼에서 판매될 경우 수입이 줄어들고 일부 동네 약국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오남용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일리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제 소비자를 위해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따져야 한다. 약사회가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들 약이 약사들이 주장하는 것 처럼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하려는 것은 감기약, 진통제, 소화제, 드링크제 등이다. 소화가 안되는 증상에도 밤이 되면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 이같은 약은 약국 이외의 슈퍼나 편의점에서 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약국이 인구 비례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통계도 있다. 그러나 야간에는 대부분의 약국이 문을 닫기 때문에 응급환자의 경우 약을 사기가 쉽지 않다. 이점이 일부 약의 슈퍼 판매를 허용하자는 이유일 것이다. 시민들을 위해 좋은 제도이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약사회는 한사코 반대한다.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이다.

수년전 의약분업에 대해 의사회가 극렬하게 반대하던 때를 생각해보자. 김대중 정부 시절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를 외치며 약사회가 의약 분업을 주장했다. 정부도 이같은 약사회의 주장에 동조 의약분업을 시행하기로 하고 관련 법을 예고했다. 이때 의사들이 얼마나 극렬하게 반대했는가. 병원은 문을 닫고 의사들은 머리띠를 두르고 데모를 했다.

이 때문에 수많은 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해 큰 고통을 당했으며 일부 응급환자는 죽음에 이르기 까지 했다. 그러나 결국 의약분업은 시행됐고 지금은 정착 단계에 접어들어 누구도 의약분업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의약분업으로 약국이 대형화 하고 장롱에서 잠자던 약사면허가 모두 밖으로 나왔다는 말도 들릴 정도였다.

지금은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를 놓고 약사회가 나서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 제 밥그릇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약품의 약국 외 판매가 국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더불어 약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 미성년자에게 판매를 금지한다든지 한꺼번에 많은 약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약사회도 무조건 정부의 정책에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기 바란다. 대한약사회는 약사법 개정 저지를 위한 투쟁선포식을 개최했다.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같은 약사들의 투쟁에 국민들은 전혀 동조하지 않고 있다. 약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고 처방전 없이도 약을 살 수 있어 의료비 절감 효과도 클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부는 약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입법 예고한 약사법 개정안을 다음달 정기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여야가 크게 반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정부 정책이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약국 외에서 판매되는 일반의약품의 지정에 있어 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부작용이 적고 국민들이 구급약으로 꼭 필요한 것만을 골라야 한다. 또 제약회사가 약사들의 눈치를 보며 슈퍼에 약을 공급하지 않는 것도 강력하게 단속해야 할 것이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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