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은 프로농구 10개 구단이 본격적으로 2011-2012시즌 준비를 시작하는 날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저마다 공을 들여 선발한 외국인 선수가 국내에 들어올 수 있는 첫 날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체력을 끌어올리고 국내 선수들끼리 호흡을 맞추던 각 팀은 외국인 선수의 합류와 함께 본격적인 패턴 연습 및 전지훈련 준비에 나서게 된다.

'람보 슈터' 문경은(40)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준비 중인 서울 SK도 예외는 아니다.

계약을 마친 알렉산더 존슨(28)이 미국에서 마리화나 소지 혐의를 받아 마음을 졸였지만 최근 미국 조지아주 알바니 지방법원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 예정대로 16일 팀에 합류하게 됐다.

11일 고양 오리온스를 상대로 처음 연습경기를 치른 문경은 감독대행은 최근 몸무게가 6㎏ 정도 빠졌다고 한다.

문 감독대행은 "4월 감독대행이 되고 나서 여기저기 인사 다니고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다 보니 6㎏ 정도 체중이 불었는데 요즘 다시 예전 몸무게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SK 감독이라는 자리는 프로농구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K는 최근 몇 년간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예외 없이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2002-200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9년간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이 딱 한 번뿐이었고 4강에 올라본 지는 준우승을 했던 2001-2002시즌이 마지막이었다.

선수 구성은 화려했지만 성적이 난 적이 별로 없어 시즌 개막 전의 '미니 국가대표'라는 별칭은 시즌이 끝나고 '모래알'이라는 비아냥거림으로 뒤바뀌기 일쑤였다.

2002-2003시즌부터 최인선, 이상윤, 김태환, 김진, 신선우 등 내로라하는 명감독들이 SK 재건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바로 이런 곳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하는 문 감독대행으로서는 살이 빠지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을 터다.

문 감독대행은 "신인 감독이 잘 만들어진 팀을 맡아도 힘든데 아무래도 팀이 그동안 어수선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며 "그래도 몇 달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의 믿음이 강해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6월 강원도 춘천, 7월 경북 상주에서 1,2차 체력 훈련을 지도한 문 감독대행은 "사실 나도 선수 때 야간에 운동을 나가는 것 자체가 싫었는데 이번에는 야간에 본 훈련을 시켰다. 그런데도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문 감독대행이지만 11일 오리온스와의 연습 경기 도중에는 선수들에게 호통을 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문 감독대행은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가까운 형으로 지내다가 감독이 되니 무게를 잡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전처럼 형으로 지낼 수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참인 주희정부터 막내 선수들까지 싫은 소리는 예외가 없다. 아무래도 고참에게 야단을 치면 다른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효과가 더 커지고 막내 선수들은 아마추어티를 빨리 벗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전체 모임 외에 사전에 따로 얘기를 나누며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6월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된 방성윤에 대해서는 "엔트리 한 자리가 비어 있다"는 말로 답했다.

"본인이 다시 해보겠다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선수들에 혼선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첫 시즌 목표를 묻자 문경은 감독대행은 "죽기 살기로 무조건 6강에 가겠다"며 젊은 감독다운 패기를 숨기지 않았다.


▲ 오리온스와 연습 경기를 마친 문경은 감독대행.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