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무식한 소리 같지만 댄스스포츠 국가대표팀이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됐다. 그것도 한 방송사의 유명인 댄스스포츠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수려한 외모에 물찬 제비같은 몸놀림, 어떤선수는 유창한 영어엡모두가 재원과 준걸들인 것 같았다. 댄스스포츠 뿐 아니라 지금 우리사회를 광풍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게 서바이벌 오락프로그램이다. 케이블 방송에서 가수 선발로 불을 지핀 이 유형의 프로그램은 지상파까지 옮겨붙어 가히 신데렐라 신드롬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 해 슈퍼스타K를 통해 134만대1의 경쟁을 뚫고 하루아침에 국민적 스타가 된 허각은 그의 불우한 어릴 적 환경 때문에 '한국의 폴포츠'라고 불린다. 이밖에도 젊은층 사이에 우상으로 떠오르는 보통사람 출신 연예인들의 수는 열 손가락을 넘고 있다. 이들을 보면서 이땅의 끼있는 청춘들이 신기루를 좇듯 화려한 면만 보이는 연예계를 향해 부나방 처럼 달라들고 있다. 청춘의 꿈을 오로지 한번 '뜨는 것'에 올인하는 비정상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종착역은 인기와 부를 한번에 잡는 것이지만 이면에 한탕주의의 허상을 찾아 헤매는 현실은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 너도나도 벼락스타의 꿈

다양성의 사회에서 획일화 ,그리고 정형화된 경직성 교육이 꼭 이상적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뿐 아니라 거의 모든 지구촌 국가들이 시스템으로 이뤄진 교육체계와 또는 일부 특성교육을 통해 자국민들을 보통시민이거나 동량으로 길러내고 있다. 일부 선진국에서도 연예계나 문화예술계의 성공이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것은 맞지만 누구나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 젊은이들에게 불고있는 연예계 진출 로망은 땀흘려 일하고 작은 것부터 이뤄가고자 하는 평균적 생활 개념을 부정하고 남이 걸어갈 때 100m 뛰듯 속전속결의 국민성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일확천금,배금풍조를 기성세대가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기실, 작금 한류열풍의 주역들이 운좋게 그냥 탄생한게 아님은 많이 알고 있다. 기획사라는 데가 어릴적부터 발굴 해 사육하다시피 해서 출시한 이른 바 '기획상품'이다. 이것이 인터넷 세대와 맞아떨어져 세계로 퍼져나가는 현상이 그 실체이다.그런데 그 열광도가 상상 초월이다. 일명 K팝이라고 하는 새로운 장르도 형성되고 있다. 그것도 무서운 기세로.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가 이제 노래와 춤까지 글로벌적 관심사가 됐으니은근히 자부심을 가질만도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씁쓸한 부분도 없지 않다.


- 광적인 올인 현상 크게 우려

이 채널 저 채널 돌려봐도 연예인들의 잡다한 일상이 화제의 중심이 돼 인터넷 검색어 상위순위를 점령한 사이, 방송에 한번이라도 출연해 자신의 끼를 노출시키기 위한 일부 연예인지망생들의 노력은 몸부림에 가깝고 때로는 처연하다.남다른 재능의 발현은 탓할수 없으나 다분히 상업적인 퍼포먼스와 치밀한 마케팅에 가려진 희생양이라는 생각도 든다.

지난 2006년 미국 CBS 방송의 리얼리티쇼 '서바이버(Survivor)'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두뇌와 강철 체력으로 우승해 상금 100만 달러(약 10억5000만원)를 거머쥐며 벼락스타로 조명을 받았던 한국계 미국인인 권율씨가 있다. 그가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바이벌 게임에 대한 나름대로의 우려를 나타낸 적이 있다. 즉 "벼락 유명세(15 minutes of fame)의 끝은 대체로 좋지 않다. 내가 보기엔 한 사람의 인생에 건설적이기 보다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감당하며 본래의 자신을 지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전적으로 공감한다.그는 변호사로 미국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엘리트이기도 하다. 지금 한국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서바이벌 프로 출연자들과는 소신과 철학, 동기도 확연히 다른 듯 하다.

재능 발휘도 좋지만 진지하고 성찰하며 생의 앞날을 깊이고민해봐야 하는 시기에 찰나적이고 말초신경 흥분적인 환경에 몰입하는 일부 청춘들의 환상을 부추기는 기성세대들의 과도한 관심과 장삿속은 자제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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