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일에 몰두 하느라 운동 부족을 야기한 게 사실이다. 하여 짬짬이 헬스라도 해볼까 하고 내가 사는 아파트 헬스장을 찾았다. 그곳엔 골프까지 겸해서 가르친다며 강사인 듯 한 사람이 내게 이것저것 설명 하더니 수강 신청을 망설이자 눈치를 채고 연락처를 남겨놓으란다. 신청서에 간단히 이름 석 자와 전화 번호를 적자 내 필체를 본 그는 대뜸 " 무슨 일이든 적극적이고 여자라도 한다면 해내고 마는 성격이지요?" 라고 말을 건넨다. 그 말에 " 운동만 가르치시는 게 아니라 관상도 보실 줄 아시나 봐요."라고 대꾸했다. 60대 초반인 듯 한 그 남성은 골프 강사로서 수십 년을 수많은 사람을 대하다보니 얼굴, 필체 만 봐도 상대방의 성격을 대충 알아맞힌다는 것이다. 그 강사 말에 별반 적극적이지는 못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지완벽에 가깝도록 실수 없이 철두철미 하게 행하며 하는 일에 항상 목숨을 걸다시피 최선을 다하는 습관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 한 예로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사업' 프로그램의 강사를 맡으며 오히려 수강생들보다 내가 더 적극적이어서 '제발 자신들이 나를 찾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라는 부탁을 받을 지경이었다. 글쓰기에 문외한들인 주부들이 다수인 상태에서 1년도 안 돼 책 한 권씩을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는가. 하지만 이젠 수강생들이 지난날의 나의 닦달을 고마워하고 있다. 그동안 강사인 내가 안일하게 지냈다면 일주일에 한 편의 글도 제대로 못 썼을 것이라며 가 편집 나온 자신들의 저서를 바라보며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르겠다.

인력은 한계가 있다고 흔히 말한다. 또 한편에선 사람의 힘으로 안 되는 일이 없다고 인간의 능력을 높이 평가 하고 있기도 하다. 그 능력이 오늘날 이렇듯 눈부신 경제, 과학을 발달 시켰잖은가. 이로보아 여태껏 삶을 살아보니 인간의 힘으로 안 되는 일은 거의 없는 듯하다. 무슨 일이든 마음먹기 나름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일만 믿는다. 하여 생소한 일 앞엔 두려움을 갖기 마련이다. 이 두려움이 문제인 것이다. 마음속의 두려움을 없애려면 무슨 일이든 미쳐야 한다. 미친다는 것은 어느 일에 전적 몰입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매사에 자신감을 갖고 몰입하노라면 언제인가는 그 분야에 최고의 정점에 도달할지도 모를 일이다.



/김혜식 하정문학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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