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 조동욱ㆍ충북과학대 교수 통신공학ㆍ산학연 전국협의회 부회장

▲조동욱ㆍ충북과학대 교수 통신공학ㆍ산학연 전국협의회 부회장
요즘 필자가 잘 보는 tv 드라마가 있다. 하나는 금요일 밤에 하는 '사랑과 전쟁'이고 또 다른 하나는 토요일과 주일에 하는 사극으로 '대조영'이다.

사랑과 전쟁은 부부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이혼하는 부부들의 사연을 담은 드라마인데 꼭 보다보면 남자에게 문제 있는 경우는 집사람이 필자보고 '당신과 흡사하다'고 해서 싸우고 여자가 문제 있는 경우면 이제는 필자가 집 사람에게 '당신과 같다'하여 말다툼을 하면서 보는 드라마이다.

그래도 안 싸우고 온 가족이 사이좋게 보는 드라마가 대조영이다. 요즘은 얼마나 극이 재미있게 전개되는지 등장인물들 사이에 얽히고설킨 사연들 돌아가는 것이 재미에 재미를 더해 평일에도 방송국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음 주는 어떤 내용인지 미리보기를 볼 정도이다.

내용은 나라를 빼앗기고서도 자기 한 몸 살고자 하는 지도급 인사들과 혼신의 힘으로 나라를 살리고자 하는 양대 세력들 간의 대비되는 움직임과 등장인물들의 애증 관계가 재미있는 내용이다.

역시나 권력을 둘러싸고 얼마나 머리들을 잘 굴리는 지도 볼만한 시청 거리중 하나이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과 관련된 부분과 애증부분은 시대 불면의 소재인 것 같다. 드라마에서도 충신이나 간신이나 모두들 나라를 위해 하는 행동이라고 포장들을 어찌나 잘 하는지 모르겠다. 특히 금년은 대통령선거가 있어서 그런지 더 한층 사극 보는 재미가 있다.

벌써부터 대권을 향한 움직임이 후끈 달아오르는 것 같다. 지난 며칠 전도 우리는 눈물을 머금고 탈당하시는 분을 보았다.

당내 경선에서 잘 안될 것 같아서 탈당하여 다른 길을 모색한다고 말씀하셨다면 그 솔직한 모습에 역으로 신뢰를 가졌을 건데 그럴듯하지도 않은 명분을 가지고 말씀을 하시니 그 분에 대해 그간 좋게 가졌던 감정들이 많이 없어지는 느낌이다.

하기사 이 분만 아니라 그동안 소위 대권주자라고 하시는 분들은 어쩜 그리도 말들을 잘 가져다 붙이면서 자신을 합리화시키는지 이제는 그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싫다. 본인들은 경제를 위해 구국충정으로 출마한다고들 하시지만 필자가 보았을 시는 자신을 위한 출마가 더 적합해 보인다. 어찌 보면 초등학교 반장 선거가 더 솔직하고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여기는 그 어린 친구들이 말잔치는 해도 소위 말장난은 안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본을 보여야 할 대권경쟁은 말장난을 넘어 말싸움도 예사로 한다. 판이 커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너무 많은 것을 무어라 설명할까?
심지어 대통령까지 가세하셔서 말싸움 하시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어안이 벙벙하다. 국민들은 이들이 하시는 행동을 보고 배운다는 사실을 망각하시는 것 같다.

필자의 늦둥이 막내아들은 사극을 보고나서는 매일 칼로 싸우는 흉내를 낸다. 하기사 필자도 사극을 자주 보다보니 얼떨결에 기도할 때 "성은이 망극하신 하나님, 통촉하여 주옵소서, 아멘"과 같은 말투로 기도한 적이 있어 남들의 웃음을 산 적이 있다.

문제는 사극도 자주 보다보니 이 같은 영향을 우리가 받는데 하물며 나라의 지도자들인 분들의 행동 양식은 말해 무얼 할까 싶다.

모두들 대권들만 눈에 보여 맨 첨에는 폭로전으로 시작하여 자기들끼리 싸우고 죽이기 하다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에게 편싸움을 시킬 건데 착하디 착한 국민들은 이들을 위해 편싸움을 참 잘한다. 그 대표적인 편싸움이 지역감정이다.

이제는 이도 모자라 진보냐, 보수냐 그도 아니면 중도냐등 성향에 대한 편싸움을 시킬 것이고 더 한층 나아가 제일 나쁜 싸움인 국민들을 잘 사는 자와 못 사는자등으로 구분해 놓고 사회 양극화운운하며 패싸움을 시킬 것 까지 생각하면 나라 앞길이 정말 막막하다.

사극을 보며 필자 막내아들은 친구들을 양패로 갈라놓고 칼싸움하는 놀이를 한다. 정치 지도자에 따라 우리는 어느 패싸움이든 휘말리게 마련이다.

제발 대권도 좋지만 좋은 본들을 보여 주고 선의의 경쟁을 하시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오늘 밤 필자는 다음과 같이 기도하고 자고자 한다. "성은이 망극하신 하나님, 대권주자들이 저희를 패싸움을 안 시키도록 하여 주옵시고 이 기도가 꼭 이루어지도록 통촉하여 주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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