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은 부인…'아마디'도 언론에 전화해 '건재' 주장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던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26일 아프가니스탄 남서부 헬만드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고 아프간 내무부가 27일 밝혔다.

현지 소식통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프간 내무부는 아마디가 어제(26일) 헬만드주 수피얀 지역에서 아프간 경찰의 탈레반 소탕작전 중 그의 동생과 함께체포됐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헬만드주의 경찰 책임자도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아마디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지 뉴스통신사인 파지와크 아프간 뉴스(pajhwok afghan news ; pan)는자신을 아마디라고 밝힌 인물이 전화를 해와 이런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pan에 따르면, 자신을 아마디라고 밝힌 이 인사는 "(정부의 주장은) 순전히 거짓말이며 아프간 정부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탈레반의 지역사령관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마디는 현재 헬만드주에 건재하며 그의 동생도 잡히지 않았다"며 "이는 대(對) 탈레반 작전의 성과를 과장하기 위한 카불 정부(탈레반이 아프간 정부를 폄하하기 위해 쓰는 용어)의 정치적 선전"이라고 반박했다.

헬만드주는 탈레반이 사실상 정부 역할을 하는 장악지역으로 아마디는 지난달 한국인 인질 사태 기간 도중 이 곳에서 전투에 참여했다가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탈레반에 정통한 한 현지 소식통도 "아마디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뒤 아마디와 통화를 했는데 웃으며 '내가 체포됐다니 말도 안되는 발표'라며 자신이 체포되지 않았다고 보도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지 기자들에 따르면 아마디가 한 명이 아니라 3∼4명이 아마디라는 이름으로 대외 접촉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진짜 아마디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아마디는 탈레반이 내세우는 공식 대변인 2명 중 한 명으로 탈레반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지도자위원회의 입장을 전달하는 주 대변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한국인 인질 사태간 언론과 가장 많이 접촉,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탔었다.

아마디 직전 탈레반 대변인을 맡았던 모하마드 하니프는 올해 1월 파키스탄과 국경지대인 난가르하르주에서 아프간 정보기관에 체포됐었고 그의 선임자인 하킴 라티피는 2005년 파키스탄 경찰에 체포돼 수감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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