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고사격 후 발포 위협

수만명의 미얀마 군중이 27일 유혈사태에도 불구하고 옛 수도인 양곤 시내에서 무장한 군경과 대치하며 10일째 시위를 이어가고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수만 군중은 전날 시위 때 실탄과 경찰봉, 최루탄을 동원한 군경의 무자비한 강제진압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부터 양곤 시내 중심가의 술레탑(塔)에 모여들고 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대부분 젊은이와 학생으로 구성된 군중은 승려들과 함께 술레탑 길목을 차단한 무장 군경 앞에서 손뼉을 치고 국가를 불렀으며 "아웅산 장군은 국민을 향해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외쳤다. 아웅산 장군은 미얀마 독립 영웅이자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아버지다.

군중은 "모든 위험과 가난에서 우리 모두를 구원해주시고 우리 마음에 평화가 깃들게 하소서"라며 소리높여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보안군은 쉐다곤탑과 함께 시위 중심지가 된 술레탑 주변을 에워싸고 길목을 차단했으나 군중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탑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다.

양곤 동쪽 3곳에서는 군중과 군경의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군경은 승려들이 양곤 중심가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용트럭 6대를 동원해 승려들을 붙들어갔으며 이를 저지하려는 수백 명의 군중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군중을 향해 경고사격을 하고 해산하지 않으면 발포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목격자들이 전했다.

미얀마 군정은 사복경찰과 군을 동원해 양곤시내 순찰을 돌며 보안을 강화하고 있으며 양곤 북쪽에 위치한 쉐다곤탑 주변도 봉쇄했다.

양곤시내 상가 대부분은 전날 대규모 시위와 강제진압의 여파로 철시한 상태다.

앞서 이날 새벽 미얀마 보안군은 양곤 북쪽 모에 카웅과 느웨 키야 얀 등 불교 사원 두 곳의 유리창을 부수고 땅바닥에 실탄을 발사하며 급습해 전날 시위에 참가했던 승려 100여명을 끌어갔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미얀마 군경은 전날 시위에서도 200여명을 체포해 지난달 19일 유가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후 지금까지 수백명이 체포돼 구금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fp는 전날 시위 진압 과정에서 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미얀마 관리와 병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sungok@yna.co.kr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