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동양과 서양을 비교해 이야기할 때 서양은 과학적이며 현실적 성향이 강하고 동양은 비과학적이고 신비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이 말의 진위여부를 떠나 동양의 전통사상에는 신비주의적 요소가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는 사주명리학으로 대표되는 동양역학 제 분야와 그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음양오행설에 대하여 이러한 신비를 벗기고 오류를 분석하여 현대인의 과학적 사고에 합당한 논리적인 이론체계로 재정립시키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사주팔자에서 태어난 날은 사주체 특성의 많은 부분을 규정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글자로 전문용어로 일간(日干)이라고 부른다. 일간은 오행과 음양을 적용하여 천강으로 표현하는데 갑목(甲木)은 양으로 크고 강해 아름드리나무에 비유되고, 을목(乙木)은 음으로 작고 부드러우니 연약한 새싹이나 화초 등에 비유하여 표현한다.

이 때문에 사주에서 갑목 일간은 리더의 습성이 있고 체격이 크다고 하고, 을목 일간은 체격도 작고 약하다는 등으로 적용해 나간다. 그러나 과연 사실이 그러할까? 정말 갑목 일간은 체격도 크고 강하고 을목 일간은 작고 부드러울까? 사실은 정확히 임상을 해보면 갑목 일간 보다는 대개 을목 일간이 체격도 좋고 성격도 강한 경우가 더 많다. 갑목 일간이 을목보다 체격이 좋거나 강한 경우도 있지만, 그 경우는 일간 자체의 영향이 아니라 월주(月柱)나 시주(時柱) 등 일간 외 다른 요인의 영향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양의 특성



음양에는 양은 강하고 음은 약하다는 기본 특성이 있다. 때문에 목의 양인 갑이 강하고 음인 을은 약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강하고 약한 것이 과연 무엇일까?

오행은 오물(五物)이 아니다. 오행의 목은 '뻗어 가는 특성' 혹은 '자라나는 기운'이라고 할 수 있어도 구체적인 형체나 사물은 아닌 것이다. 이것은 다른 오행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목의 양인 갑이 강한 것은 뻗어가거나 자라나는 기운이지 형체가 아닐 것이고, 을이 약한 것 역시 뻗어가는 목의 속성이 약한 것이지 형체가 약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목을 나무로 비유한다면, 나무 중에 다 자란 큰 나무와 이제 막 자라는 새싹 중에 어느 것이 목의 '뻗어가고, 자라나는' 속성이 강할까? 그것은 당연히 새싹이 '뻗어가고, 자라나는' 속성이 강할 것이다. 이미 다 자란 큰 나무는 덩치는 크지만 자라는 속성은 새싹이나 작은 나무에 비해 약하게 된다. 그렇다면 목의 양인 갑목은 나무에 비유한다면 자라나는 기운이 강한 새싹에 비유해야 하고, 목의 음인 을목은 이미 다 자라 덩치는 크지만 자라는 기운은 약한 큰 나무라 해야 정확할 것이다.

오행에서 수의 기운(氣運)은 아래로 내려가고 흐르는 기운이다. 역시 양이 강하다고 할 때 수의 양인 임(壬)이 강한 것은 내려가고 흐르는 기운이 강한 것을 의미하지 형체(形體)가 강한 것을 의미 하지는 않을 것이다. 수의 음인 계(癸)가 약한 것은 내려가고 흐르는 기운이 약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형체가 약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주의 오차



즉 하늘에서 내리는 비나 계곡물이 큰 강물이나 바닷물에 비해 비록 그 형체는 작을 지라도 내려가고 흐르는 기운은 강한 것이다. 그렇다면 수의 양인 '임'이 빗물이나 계곡물이 되고, 음인 '계'가 바닷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다른 오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음양이 뒤바뀌어 적용이 되어 왔다. 이렇게 잘못 적용된 오류들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주의 해석상에 심각한 오차를 가져오게 된다.



/소재학 미래예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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