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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합리적 공공조직 관리의 폐해
안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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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0.03  1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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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부분의 조직들은 극도로 경쟁적인 환경에 처해 있다. 때문에 고도의 합리성을 확보하고 실행해야 생존을 보장받는다. 조직 관리는 기본적으로 투입활동, 기술적 활동, 산출활동 및 환경에 대한 피드백으로 구성되는데, 상호 의존적인 이들 요소들이 최적으로 결합되어야 조직 전체의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다. 즉, 조직의 생존을 위해 선택적으로 이루어지는 투입과 그 결과로서의 산출은 기술적으로 다루어질 수 있는 범위 안에 위치해야 하며, 동시에 산출은 수요자들의 기대에 부합해야 한다. 산출물이 수요자의 물리적·심리적 통제의 범위를 벗어나면 조직은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된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누구든지 그의 장기 기능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첫 번째 생존의 조건이 되며, 그의 기술적 능력의 범위 안에서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예컨대, 장기 기능의 허용치를 넘어 과도하게 술을 마시게 되면 기필코 부작용이 생기거나 병을 얻게 되는 것처럼 낙하산으로 능력 밖의 지위를 얻게 되면 반드시 조직 전체의 합리성을 해치게 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공공조직들은 아예 합리성을 무시하거나 그 개념조차 모르고 관리를 함으로써 조직을 병들게 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

당초 무보수로 시작한 지방의회들이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에는 아랑곳없이 앞 다투어 보수를 인상하고 있다. 그들에게 기대했던 봉사나 명예는 이제 허울뿐이다. 그들의 관심은 온통 잿밥에만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고 그래서 신뢰를 잃고 있다. 주민들이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면, 지방의회의 존재는 사회적 낭비이기 때문에 비합리적이다. 각종 공공기관의 비합리성 또한 여전히 국민의 분노의 대상이다. 그들은 산출이라는 성과에 관계없이 늘 보너스 잔치를 벌임으로써 사회 전반에 임금의 합리성과 능력의 공평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예고 없는 정전으로 온 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기관에 대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무책임한 배짱행태를 꾸짖을 정도이지만 그들은 여전히 국민 정서에 반하는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 이런 사태를 바라만 봐야 하는 서민들의 심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정당 존립의 책무는 국민에게 행복이라는 산출물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정당은 그 구성원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귀족집단이자 국민에게는 스트레스만 주는 괴물처럼 변했다. 우리나라 정당이나 공공기관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를 묻는 시험문제가 있다면, 정답은 '오직 자신들만을 위해서'이다. 안철수 교수의 등장이라는 폭풍이 몰아쳤지만 여전히 국회의원들은 국민편의보다는 돈 많은 집단을 좇는다는 사실이 이번 약사법 개정안 처리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감기약 등을 슈퍼에서 판매해야 한다는데 국민의 70% 이상이 염원하고 있지만 국민 편에 서야 할 국회의원들은 약품 오남용을 핑계로 입법화를 반대하고 있다. 그들이 언제부터 국민건강을 걱정하는 충정을 가지고 있었는지 참으로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정치가 국민을 저버리면 나라가 온전한 적이 없었다. 정치적 기능이 제자리를 찾도록 만드는 일은 국가적으로도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미래 인재육성의 보루여야 할 대학 역시 시대에 뒤떨어진 전통주의에 휩싸여 사회에 스트레스를 주기는 마찬가지다. 안이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일부 국립대학들이 퇴출경고를 받는가하면, 몇몇 유명 사립대들은 이름을 앞세워 과도한 등록금으로 적립금 쌓기에 급급하여 사회의 원성을 사고 있다. 교육도 이제는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대로 부응해야하는 것이 사회적 공기로서 대학을 비롯한 모든 교육기관들이 지켜야 할 책무이다. 갈수록 자신들만을 위해 기능하면서 사회 전반에 분노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비합리적 공공조직들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 요구된다.



/안상윤 건양대학교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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