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울산, 시행 1년6개월 성과파악 안돼

대전시와 울산시가 지난해 전국 최초로 출범시킨 '정밀화학 초광역 클러스터'가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해 3월 15일 대전시와 울산시는 대덕컨벤션타운에서 '대덕과 울산 간 상호 협조체제 구축을 위한 정밀화학 초광역 클러스터' 출범식을 갖고 상호 협력을 합의했다.

당초 정밀화학 분야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한 대덕특구와 대기업의 대규모 생산시설이 밀집돼 있는 울산이 지역경계를 뛰어넘는 초광역 협력을 구축한다는 것이 이 사업의 취지.

당시 이 사업이 출범하자 전국최초로 자치단체간 초광역 협력체제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이슈가 됐었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현재, 눈에 띄는 초광역 협력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전시 담당부서 관계자조차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 과학산업과 관계자는 "정밀화학클러스터는 대전시와 울산시가 출범을 추진했지만 출범이후 협력은 행정기관이 관여하지 않고 기업과 기업끼리 자체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자체는 협력을 주선 해주는 역할로 보면 된다"면서 관리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말대로라면 거창하게 초광역 클러스터 출범식이 필요했는지도 의문이다.

기업들이야 이미 초광력 클러스터 출범식과는 무관하게 시키지 않더라도 필요에 의해 알아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물론 정밀화학 초광역 클러스터 출범을 기획했던 대전전략산업기획단 조차 출범이후 성과파악 등 협력사항 추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대전전략산업기획단은 지난해 가을까지의 성과는 파일로 챙기고 있었지만 이후의 성과관리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전략산업기획단 관계자는 "성과가 없는 것이 아니라 기업끼리 공유하는 문제라 한발 물러나 있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협력성과가 무엇이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대전전략산업기획단도 뒤늦게 부랴부랴 성과파악에 나서는 등 사후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자인하고 있다.

울산산업진흥테크노파크 정밀화학산업단 관계자는 "울산시와는 달리 대전시가 화학분야보다는 대덕특구의 바이오와 로봇 위주의 전략산업에 관심이 많고 시 부서에 화학계가 없다는 것도 광역협력이 어려운 점"이라고 밝혔다.

/대전=조명휘 기자 joe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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